중국 상무부와 해관총서는 지난 19일 공고를 통해 쉴드 TBM(터널 굴착기)과 주요 부품, 재제조·수리 기술 등에 대한 수출통제를 발표했다. 고원용 습식 숏크리트 장비와 보행식 굴착기 등 고지대 건설장비도 통제 대상에 포함됐다. 새 규정은 11월 18일부터 시행된다. 중국이 모든 수출을 금지한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해외 민간 프로젝트에는 신고와 수출 증명 절차가 적용되지만, 중국과 영토·안보 문제로 대립하는 민감 국가·지역으로의 수출에는 별도 허가가 필요하다. 해외에서 중국산 통제 대상 물자를 민감한 최종 사용자에게 이전하는 행위도 제한한다.
이같은 조치가 발표되자 인도 매체들이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도 경제지 이코노믹타임스는 지난 19일 중국의 굴착기 수출통제가 인도의 지하철·고속철도·국경지역 터널 건설 사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 매체 PSU워치는 "유럽의 제품이라도 중국에서 생산된 장비라면 수출통제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다른 나라의 허가에 의존해 인프라 건설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평가했다. 인도 언론들은 국경지역 전략 인프라 건설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인도는 중국과 국경을 맞댄 히말라야 고지대의 도로와 터널을 건설하고 있다. 이 곳은 병력과 군수물자 이동을 뒷받침하는 전략적 기반시설이다. 중국이 고도 3000m 이상, 영하 20도의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는 장비까지 통제 대상에 포함된 것은 주목할 대목이다.
중국과 인도는 국경 문제를 둘러싸고 오랜 갈등을 이어왔다. 인도가 중국과 맞닿은 고산지대에 도로와 터널을 건설하면 유사시 병력과 장비의 이동 능력이 강화된다. 중국 입장에서는 자국의 건설장비와 산업기술이 잠재적 안보 위협을 키우는 데 사용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는 셈이다.
중국은 세계 터널 굴착기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했다. 과거 서방·일본 업체에 의존하던 장비를 국산화한 경험은 중국에 기술적 우위뿐 아니라 공급망을 통제할 수 있는 지렛대를 안겨줬다. 굴착기 수출통제는 중국의 산업기술이 경제적 경쟁력을 넘어 지정학적 영향력으로 확장되는 현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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