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 선 응급실, 길 위로 내몰린 시민…영천시 무능 행정의 대가 '왜 시민이 치르나'

  • 전담의사 5명→3명 줄고 전문의 구인난 지속…사법 리스크·살인적 당직에 의료진 '기근'

  • 소방관도 타 지역 전원길서 눈총·피로감…시민 안전·소방 최전선 '동반 붕괴'

  • 병원 측, 공공부문 운영까지 제안…영천시 '직접 소유·위탁 운영' 공공 컨트롤 타워 대전환 시급

영천시청 전경사진영천시
영천시청 전경.[사진=영천시]
경북 영천지역 유일의 종합병원이자 지역응급의료기관인 영남대학교 영천병원 응급실이 지난 9월에 이어 10월에도 잇따라 문을 닫는 초유의 휴진 사태를 빚으면서 10만 시민의 생명줄을 방치해 온 영천시 응급의료 대응 능력이 거센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영천영대병원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확보난과 전담 의사 감소 등으로 최근 두 달간 여러 차례 응급실 운영을 부분 중단했다.

지역 내 응급환자를 골든타임 내에 수용해야 할 핵심 의료기관이 반복적으로 문을 닫으면서 한밤중에 쓰러진 응급환자와 시민들이 대구 지역이나 경산 등 타 지역 병원으로 피 말리는 원정 진료를 떠나야 하는 잔혹한 현실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영천시가 그동안 막대한 혈세를 쏟아붓고도 이 같은 의료 대란을 예방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영천시는 최근 3년간 국비를 포함해 총 55억 2100여만원을 영천영대병원 응급의료 운영비로 지원했다.

특히 지난 2024년 8월에는 영남대의료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응급실 전담 의사 인건비 직접 지원에까지 나섰다.

그러나 영천시의 이 같은 생색내기식 재정 지원이 구조적 해법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지원 확대에도 불구하고 응급실 전담 의사는 올해 초 5명에서 최근 3명 수준으로 오히려 줄었다.

병원 측은 지난 2월까지 4000만원대였던 월 급여를 최대 7800만원까지 파격적으로 높여 채용에 나섰으나 3명이 퇴사하고 1명만 충원된 실정이다.

5개월째 채용 공고를 냈음에도 지원자가 없는 데다 지방 중소도시 특유의 전문의 수급난과 불가항력적 의료사고 시 감당해야 하는 '사법적 리스크'가 더해져 의료진 기근을 부채질했다.

이러한 영천시의 방관 행정은 최전선 소방 현장과 시민 안전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영천소방서 구급활동 내역에 따르면 영천영대병원과 관외 의료기관으로 이송된 응급환자 비율이 각각 50% 안팎에 달했다.

특히 사설 구급차의 경우 환자의 무려 90%가 영천을 벗어나 타 지역 의료기관으로 이송된 것으로 파악됐다.

응급실이 제 기능을 못 하면서 현장 구급대원들 역시 타 지역 병원에 도착할 때마다 냉담한 눈총을 견뎌내며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단순 보조금 지원만 반복해 온 영천시의 매너리즘 행정을 향한 비판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단순 지원금 액수를 늘리는 방식으로는 연간 50억~60억원을 지원하더라도 24시간 상시 가동에 따른 증가하는 적자와 인력난을 메울 수 없다는 분석이다.

최근 병원 측은 영천시의회와의 간담회에서 매년 수십억 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구조적 한계를 토로하며 단순 재정 지원을 넘어 공공부문이 응급실 소유와 재정 책임을 직접 맡고 병원이 위탁 운영하는 '공공 응급의료 체계로의 전환'을 공식 제안했다.

55억원이 넘는 재정을 투입하고도 반복되는 휴진과 의료 공백을 막지 못한 영천시는 이제 책임 회피성 관망 태도를 버려야 한다.

영천시는 응급실 적자 구조와 인력 확보 비용을 원점에서 재산정하고 공공형 운영이나 위탁 운영 등 구조 개편에 즉각 나서야 한다.

'얼마를 더 지원해 줄 것인가'가 아니라 영천시가 지역 응급의료의 실질적인 컨트롤 타워로서 행정적·재정적 최종 책임을 질 것인지 10만에 가까운 영천시민이 엄중히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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