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에서 중동 전쟁으로 원유 공급 불안이 커지면서 원유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그동안 원유 수입을 줄이고 비축유를 풀어 국제유가 상승을 억제해왔던 중국의 ‘방어막’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하이 원유 선물 129달러…브렌트유 웃돌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상하이 원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129달러(약 17만8100원)에 거래됐다. 이란 전쟁 초기 기록했던 종전 고점인 121.80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사우디가 이라크 내 이란 연계 무장세력의 공격을 받아 주요 송유관 가동을 중단한 지난 주말 이후 가격은 14% 급등했다.
상하이 원유 선물 가격은 평소 국제 원유 가격 기준인 브렌트유와 비슷한 수준에서 거래된다. 이날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약 108달러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상하이 원유 선물가격이 브렌트유보다도 21달러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될 정도로 비싸진 것이다.
중국은 올해 이란 전쟁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원유 수입을 줄이고 비축유를 꺼내 사용해왔다.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올려 소비도 억제했다. 중국의 이런 조치는 세계적으로 원유 가격이 더 크게 오르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비축유로 가격 방어를 할 수 있는 여력이 점차 줄어들면서 중국도 원유 수입량을 다시 늘리는 추세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하루 원유 수입량은 전쟁 전 1200만 배럴을 넘었지만 6월에는 710만 배럴까지 급감했다. 이후 8월에는 890만 배럴로 회복됐으며, 시장에서는 9월 수입량을 약 900만 배럴로 예상하고 있다.
FT는 "중국이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끝내고 다시 원유를 사들이기 시작했다"고 표현했다. 원자재 중개업체 마렉스의 가이 울프 글로벌 시장 분석 책임자는 "상하이 원유 선물 가격은 중동산 원유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며 “원유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중국이 쌓아놓은 방어막도 점점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이 길어질수록 중국이 보유한 실제 원유 비축량도 계속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사우디 송유관 복구 노력에도...공급망 불안 여전
중국의 원유 공급 불안을 키운 배경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수출 차질이 자리잡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중국 등 아시아로의 원유 수송이 사실상 막히자 사우디는 호르무즈를 우회하는 대체 수송로인 동서 송유관을 활용해 원유 수출을 이어왔다. 약 1200㎞에 달하는 동서 송유관은 사우디 동부 유전지대에서 생산된 원유를 아라비아반도를 가로질러 홍해 연안 얀부항으로 보내는 핵심 수송로다.
그런데 지난 12일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민병대가 이 송유관을 공격하며 가동이 중단됐다. 여기에 친이란세력인 예멘 반군 후티까지 홍해 입구 브엘만데브 해협에서 빠르게 세력을 확대하면서 사우디 원유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에 대응해 16일 동서 송유관의 수송 능력을 며칠 안에 절반 수준까지 회복하고, 6주 안에 최대 수송 능력을 복구하겠다고 밝혔다. 또 오만 소하르항에서 선박 간 원유를 옮겨 싣는 우회 방식으로 아시아에 대한 원유 공급을 늘리기로 했다. 이 소식에 이날 국제유가는 일단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하지만 중동의 원유 공급 불안으로 가격 변동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란과 연계된 후티 반군의 예멘 내 공세가 격화하면서 사우디를 비롯한 주요 산유국의 원유 생산과 수송에 추가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사우디는 16일에도 사우디는 예멘 내 목표물을 공습했고, 후티 반군은 사우디 주요 도시를 향해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했다. 사우디는 전날 이슬람 성지인 메카를 향해 날아온 후티 드론 한 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전날 사우디 여행 경보를 강화하고 자국민에게 사우디아라비아 여행을 재고할 것을 권고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