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앤이슈] 울산시 민선 9기 첫 추경, 충돌 끝 절충…11월 본예산이 더 큰 시험대

  • 120민원센터 운영비 약 1억원 삭감·서울본부 인건비는 전액 복원

  • 상임위 삭감안 예결위서 사업별 재조정…'절차와 필요성' 사이 절충

  • 공개 충돌 뒤 시장-의장 회동…11월 본예산 앞두고 사전 협의 과제

김상욱 울산시장은 지난 11일 제3회 추경예산 편성 관련 시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사진울산시
김상욱 울산시장은 지난 11일 제3회 추경예산 편성 관련 시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사진=울산시]


민선 9기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정면충돌했던 울산시와 울산시의회의 예산 갈등이 일부 사업비를 삭감하고 일부는 다시 살리는 선에서 일단락됐다.

김상욱 울산시장의 1호 결재 사업인 120울산민원센터와 서울본부 관련 예산이 상임위원회에서 전액 삭감되면서 시장과 시의회가 공개적으로 맞섰지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는 사업별로 다시 조정됐다.

울산시의회는 16일 제267회 제1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울산시가 제출한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했다.

이번 추경 심사가 남긴 것은 단순한 삭감액보다 집행부의 정책 추진과 의회의 예산 심의가 어디에서 충돌했고, 또 어디에서 접점을 찾았느냐다.

 

120민원센터는 일부 삭감 유지…서울본부는 되살아나


이번 추경에서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전체 삭감 규모보다 상임위원회와 예결위 사이에서 달라진 예산이었다.

앞서 행정자치위원회는 절차적 정당성과 법적 근거 등을 문제 삼아 120울산민원센터 관련 예산과 서울본부 신규 채용 인력 인건비 등을 삭감했다.

그러나 예결위에서는 서울본부 시간선택제임기제 보수와 초과근무수당, 대민활동비 등 3109만원이 전액 복원됐다.

120울산민원센터도 상담관리시스템 기능 개선비 2200만원이 다시 반영됐다. 반면 운영비 등 약 1억원은 삭감됐다.

상임위에서 삭감됐던 노후소방차 교체비 14억원과 안전체험관 체험시설 보강비 10억5000만원도 예결위에서 전액 반영됐다.

반대로 삼호초등학교 통학로 지중화 사업 8억5000만원, 해바라기센터 운영비 6억8925만원, 무거지구 노후주거지 정비지원 5억원 등은 최종 삭감 대상에 포함됐다.

특별회계에서는 회야정수장과 천상정수장 원수구입비 12억원이 감액됐다.

결국 상임위의 삭감안을 그대로 확정하지 않고 사업별 필요성과 추진 상황을 다시 따져 복원과 삭감을 달리한 셈이다.
 

"손발 묶는다" vs "절차 문제"…공개 충돌 뒤 접점


이번 추경을 둘러싼 갈등은 지난 10일 행정자치위원회 예산 심사 이후 격화됐다.

김상욱 울산시장은 다음 날 기자회견을 열어 시정의 손발을 묶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이영해 시의회 의장과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은 사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절차와 근거의 문제라고 맞섰다.

서울본부 인력의 경우 관련 예산이 확보되기 전에 채용이 이뤄졌다는 점이 쟁점이 됐다.

120울산민원센터를 놓고도 관련 규정과 구·군과의 업무 범위, 추가 인력의 필요성 등을 둘러싸고 양측의 입장이 갈렸다.

갈등이 격화되자 김 시장은 지난 14일 예결위 심사를 앞두고 시의회를 찾아 이 의장과 30여분간 비공개로 회동했다.

이후 예결위에서 서울본부 인건비는 전액 복원됐고 120울산민원센터도 상담관리시스템 기능 개선비가 다시 반영됐다.

결과적으로 어느 한쪽의 입장이 그대로 관철된 것은 아니다.

시는 서울본부 인건비와 민원센터 시스템 개선비를 확보했고, 시의회는 120울산민원센터 운영비 등에 대한 삭감을 유지했다.
 

일부 복원·일부 삭감…첫 추경이 보여준 '협치의 조건'


이번 추경의 핵심은 예산 수 억원의 증감보다 시와 시의회가 정책을 추진하고 심의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간극에 있다.

시는 시민 편익과 국비 확보, 공공기관 유치 등을 위해 필요한 사업은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시의회는 사업의 필요성과 별개로 예산과 인력, 관련 규정 등 필요한 절차와 근거를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고 맞섰다.

예결위가 상임위 삭감안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사업별로 복원과 삭감을 다시 결정한 것도 이런 점에서 주목된다.

박용걸 예결특위 위원장은 상임위 예비심사에서 절차적 정당성과 법적 근거 부족을 이유로 120울산민원센터와 서울본부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지만, 이미 예산 편성 전에 인력이 채용된 점과 시민 및 울산시 전체를 고려해 일부 예산을 다시 반영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울산지역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번 추경은 집행부의 정책 추진과 의회의 견제 기능이 충돌한 사례"라며 "집행부는 사업의 필요성뿐 아니라 절차와 근거를 충분히 설명하고, 의회 역시 시민 편익과 정책 필요성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추경은 집행부와 의회가 당초 입장을 그대로 고수하기보다 예결위 단계에서 사업별로 조정점을 찾았다는 의미가 있다.

동시에 시장과 의장이 직접 회동한 뒤에야 일부 조정이 이뤄졌다는 점은 향후 예산 편성과 심의 과정에서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는 과제도 남겼다.
 

다음은 11월 본예산…사전 협의 체계가 관건


이번 추경 심사는 마무리됐지만 시와 시의회가 다시 예산을 놓고 마주할 시점은 곧 다가온다.

울산시의회는 오는 11월 제268회 제2차 정례회에 들어가 2027년도 울산시 본예산을 심사하게 된다.

김상욱 시정의 정책 방향과 신규 사업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본예산에서는 집행부와 의회가 논의해야 할 사업의 규모와 범위도 이번 추경보다 커질 수 있다.

이번 추경에서 확인된 쟁점은 비교적 분명하다.

집행부는 신규 사업 추진에 앞서 법적 근거와 예산, 인력 운용계획 등을 충분히 마련해 의회에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의회 역시 절차상 문제와 사업의 정책적 필요성을 구분해 심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상임위 삭감 이후 공개 충돌을 거쳐 예결위에서 다시 조정하는 과정이 반복될 경우 예산 심의를 둘러싼 갈등이 되풀이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추경에서 일부 접점을 찾은 시와 시의회가 11월 본예산 심사에 앞서 사전 협의 체계를 어느 수준까지 정비할 수 있을 지가 향후 협치의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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