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국정감사를 앞두고 유통·식품 기업들의 시선이 국회로 향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선 올해 쿠팡과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조사 충돌부터 홈플러스 사태, 식품 원재료 가격 담합, 산업재해까지 굵직한 현안이 잇따랐다. 여기에 스타벅스코리아의 마케팅 논란과 대형마트 새벽배송을 둘러싼 규제 개편도 맞물리면서 각 상임위에서 줄소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정감사는 다음 달 6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다. 아직 상임위원회별 증인·참고인 명단이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기업들은 국회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쿠팡을 이번 국감의 '태풍의 눈'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공정위가 지난달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의혹과 관련해 현장조사에 나섰지만 쿠팡은 적법한 사전 통지가 없었다며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이후 취소소송과 집행정지 신청까지 이어지면서 공정위 조사 절차와 권한을 둘러싼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과 물류센터 화재·안전사고 등도 함께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홈플러스 사태도 주요 현안으로 꼽힌다. 서울회생법원이 지난 2일 회생계획안을 인가하면서 당장의 청산 위기는 넘겼지만 채권 변제와 영업 정상화 등 과제가 남아 있다. 지난해 국감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졌던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경영 책임과 협력업체·입점점주 등 이해관계자 보호 문제도 다시 쟁점이 될 수 있다.
식품업계에서는 원재료 가격 담합 문제가 주목된다. 공정위는 올해 밀가루 제조·판매업체 7곳이 약 6년간 가격과 물량을 담합했다며 총 67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대상·사조CPK·삼양사·CJ제일제당 등 4개사의 전분·전분당 가격 담합에도 747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앞서 설탕 담합까지 포함하면 올해 식료품 원재료 담합에 부과된 과징금은 1조8000억원을 넘어섰다. 밀가루와 전분당 등이 빵·과자·음료 등 다양한 가공식품에 사용되는 만큼 고물가 상황에서 먹거리 가격과 공정거래 문제가 국감에서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신세계그룹에서는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논란이 남아 있다. 지난 5월 텀블러 프로모션 문구 논란 이후 경영진 교체와 내부 프로세스 재정비가 이뤄졌지만 경찰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 마케팅 문구가 만들어져 외부에 공개되기까지의 의사결정 과정과 내부 검증 체계 등이 쟁점으로 거론될 수 있다.
산업재해 역시 식품업계가 긴장하는 현안이다. 올해 매일유업과 아워홈, 삼립 등 식품 제조현장에서는 근로자 사망·안전사고가 잇따르면서 사고 원인과 원청의 안전관리 책임, 재발방지 대책 등이 국감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유사 사고가 반복된 사업장의 경우 기업 차원의 안전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 밖에도 국회에서는 대형마트의 온라인 주문·배송에 대한 심야영업 제한을 풀어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온라인 중심으로 유통시장이 빠르게 재편된 만큼 규제를 손봐야 한다는 유통업계와 골목상권·노동자 보호가 필요하다는 반대 측 입장이 맞서고 있어 국감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아직 증인 명단이 확정되지 않아 공식적인 대응에 들어간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올해 유독 현안이 많았던 만큼 긴장하며 국회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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