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살생부⑨] 삼성디스플레이 195억 수주했는데…파인텍, 시총 100억대 '퇴출 위기'

사진파인텍
[사진=파인텍]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파인텍이 코스닥 시장 퇴출 기로에 섰다. 올해 주가 안정과 기업가치 제고를 내걸고 주식병합까지 했지만 시가총액은 112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와 195억원 규모 공급계약을 따낸 '호재'도 무용지물인 상황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파인텍은 지난 8일 시가총액 미달을 사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앞서 거래소는 지난달 31일 파인텍의 시총 200억원 미만 상태가 25매매일 동안 지속됐다며 관리종목 지정 우려를 예고했지만 이후에도 기준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실제 관리종목 지정으로 이어졌다.

주가는 계속 지지부진하다. 이날도 전 거래일보다 10원(0.77%) 내린 1291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112억1400만원으로 상폐 탈출 기준인 200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 이 회사 발행주식 수(868만6316주)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시총 200억원에 해당하는 주가는 약 2302원이다. 이날 종가보다 약 78.3% 더 올라야 상폐 탈출이 가능하다.

파인텍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디스플레이 제조장비와 부품, 2차전지 제조장비 등을 생산하는 코스닥 상장사다. 2008년 설립돼 2015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시총이 100억원대로 내려앉은 것과 달리 확보한 수주 물량은 적지 않다. 지난 6월 말 기준 디스플레이·2차전지 제조장비 누적 수주총액은 506억4143만원이다. 이 가운데 기납품액을 제외한 수주잔고는 283억7130만원으로 현재 시총의 2.5배 수준이다. 

여기에 파인텍은 지난 7월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과 195억원 규모 OLED 제조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만 놓고 보면 현재 파인텍 시총보다 약 83억원 많다.

하지만 확보한 수주가 아직 뚜렷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파인텍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31억3404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27억6874만원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6월 말 기준 자본은 255억2886만원, 부채는 493억1168만원으로 부채비율은 193.2%에 달했다. 이익잉여금은 마이너스 741억2038만원을 기록했다.

파인텍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주식병합도 단행했다. 회사는 올해 3월 '적정 유통주식수 유지를 통한 주가 안정화 및 기업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액면가 500원짜리 주식 5주를 2500원짜리 1주로 합치는 5대1 주식병합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발행주식 수는 4343만1583주에서 868만6316주로 감소했다. 

회사 측은 이날 관리종목 지정 이후 기업가치 회복 방안을 담은 주주서한도 내놨다. 파인텍 측은 "최근 상장 유지 요건 강화와 시장 내 자금 쏠림 등으로 기술력과 사업의 본질적 가치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리종목 탈피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핵심 사업 경쟁력 강화와 신규 성장동력 확보, 재무구조 개선, 주주 소통 및 시장 신뢰 회복 등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비영업자산 매각과 수익성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T) 활동을 통해 관리종목 지정 사유를 조속히 해소하고 상장 유지 요건을 충족한다는 계획이다. 

강원일 파인텍 대표는 "관리종목 지정이라는 현실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개선된 실적과 주주가치 회복으로 주주 여러분의 신뢰에 보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리종목 지정이 곧바로 상장폐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시가총액 미달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이후 정해진 기간 안에 시총 기준을 회복하면 관리종목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할 수 있다.

시장에선 파인텍 회생의 관건이 이날 내놓은 기업가치 제고 방안이 실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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