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잡자니 트럼프와 충돌…워시, 9월 금리 인상 '딜레마'

  • 잭슨홀 연설 물가 안정 의지 확인

  • 9월 CPI가 금리 결정 최대 변수로

  • 금리 올리면 트럼프와 충돌 가능성

  • 안올리면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도

파일사진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026년 7월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파일사진: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취임 후 첫 잭슨홀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에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다음 달 기준금리 결정을 둘러싼 딜레마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뉴욕타임스(NYT)는 워시 의장이 물가 압력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금리를 동결하면 연준의 물가 안정 의지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는 반면, 금리를 올리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부담이 커진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워시 의장은 28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 연설을 통해 연준의 물가 안정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기저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목표를 향해 명확하고 충분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밝혔다.물가 상승률이 연준 목표인 2%를 향해 빠르게 내려가지 않을 경우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워시 의장이 물가 안정에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금융시장에서는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 시장은 연준이 9월 15~16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다만 워시 의장은 이날 자신의 연설을 향후 금리 경로를 미리 약속하는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적 지침)'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에 따라 내달 11일 발표되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물가 상승세가 뚜렷하게 둔화하면 금리를 동결할 근거가 생기지만, 물가 압력이 계속되면 금리 인상을 피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9월 금리를 올리더라도 물가 안정에 대한 연준의 의지를 보여줄 수 있겠지만, 정치적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기 활성화를 위해 금리 인하를 강력하게 요구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면 충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최근 장기 국채 금리를 낮추기 위해 시장에 개입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를 올려 재무부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경우 금융 여건이 엇갈리면서 물가를 잡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대로 경제 지표상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인데도 정치적 이유로 인상을 미룬다면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NYT에 "연준의 시간표는 시장의 시간표도, 선거의 시간표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가능하다면 중간선거 이후까지 인상을 미루는 것이 연준이라는 기관을 위해선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지금 트럼프 대통령과 정면 충돌하는 것이 나은지, 아니면 겨울까지 조용히 기다리는 것이 나은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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