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차세대 EV 중국서 먼저 만든다…'일본 선행' 관행 깼다

  • 2027년 상하이 신공장서 렉서스 SUV 생산…기가캐스트 부품 첫 적용


  • 세계 EV 60% 차지한 중국이 기술경쟁 중심…현지업체 '2년 개발' 추격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본 토요타자동차가 차세대 전기자동차(EV)의 첫 생산지로 중국을 택했다. 첨단 기술을 적용한 신차를 일본에서 개발·생산한 뒤 세계시장에 내놓던 기존 방식과는 다른 행보다. 세계 EV 판매의 60%를 차지하는 중국이 최대 소비시장을 넘어 전기차 기술과 신차 개발 경쟁의 중심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토요타는 2027년 가을 중국 상하이 신공장에서 고급차 브랜드 렉서스의 차세대 전기 SUV 생산을 시작한다. 첫해에는 월 1000대 안팎을 생산하고, 2028년 이후에는 연간 수만 대로 늘릴 계획이다.

신차에는 토요타 차량 가운데 처음으로 '기가캐스트'로 만든 부품이 적용된다. 기가캐스트는 여러 차체 부품을 알루미늄으로 한 번에 주조하는 기술이다. 이를 적용하면 차체 일부의 중량이 기존보다 최대 20%가량 줄어든다. 1회 충전 주행거리도 수%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차체 강성도 높아지는 데다 부품 조립 공정이 줄어 생산 속도도 빨라진다.

토요타가 첨단 기술을 적용한 신차를 처음부터 해외에서 양산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토요타는 그동안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와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 등을 일본에서 개발·생산한 뒤 일본과 미국에서 판매를 늘리며 세계시장을 개척해왔다.

이 같은 관행을 바꾼 것은 EV 경쟁의 중심이 중국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EV 판매량은 857만대로 세계 판매량의 60%를 차지했다. 이는 유럽의 약 3배, 일본의 100배가 넘는 규모다. 중국의 EV 판매량은 2030년 1141만대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일본과 유럽, 미국에서는 EV 시장이 역풍을 맞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세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닛케이는 내다봤다. 중국이 세계 자동차 시장의 패권 향방을 가늠할 지역이 됐다는 것이다.

차량 형태도 중국 소비자의 수요에 맞췄다. 토요타는 당초 일본에서 차체가 낮고 유선형인 쿠페형 차세대 EV를 개발해왔지만 올봄 이를 중단했다. 중국에서는 SUV형 EV 수요가 강하기 때문이다.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도 지난 6월 대형 SUV를 새로 출시하는 등 SUV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다.

토요타는 지역별 수요에 맞춰 차종을 달리하는 '멀티 패스웨이'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일본과 미국에서는 하이브리드차와 휘발유차를 중심으로 개발·생산하고, 중국에서는 EV에 무게를 싣는다. 이미 중국 시장에 저가형 SUV와 화웨이의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차종 등을 출시했다. 여기에 차세대 기술을 적용한 렉서스 EV를 추가해 저가형부터 고급형까지 제품군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차량 개발 방식도 중국 업체들의 속도에 맞춰 바뀌고 있다. 기존 자동차업체가 신차 한 대를 개발하는 데 통상 4∼5년이 걸리는 것과 달리 중국 신흥 EV 업체들은 약 2년 만에 신차를 내놓는다. 일본 닛산자동차는 신차 개발 기간을 기존의 절반인 26개월로 단축하기로 했고, 독일 폭스바겐은 중국 EV 업체와 손잡고 2030년까지 EV를 비롯한 신에너지차를 최대 50종 출시할 계획이다. 닛케이는 첨단 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이면서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는 중국식 개발 방식이 요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요타가 차세대 EV를 중국에서 먼저 만들기로 한 것도 이런 판단에서 나온 결정으로 보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