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거두고 집 판다…서울 등록임대 3만가구 '매도 기로'

  • 올 하반기 1만3500가구 의무기간 종료 추산

  • 노원·동대문 등 전세 급감 지역에 물량 집중

  • 매각 시한 신설에 저가 임대주택 이탈 우려

서울 강남구에서 바라본 도심 전경 20231130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강남구에서 바라본 도심 전경. 2023.11.30[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서울 중저가 아파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등록임대사업자들이 전월세 매물을 거두고 매각을 검토하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노원·영등포·성동·동대문 등 최근 전세 매물이 급감한 중저가·실수요 지역에 물량이 집중돼 임대차 시장의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아주경제가 국토교통부의 6월 말 기준 등록민간임대주택 원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의 4년 단기민간임대·단기임대와 8년 장기일반민간임대·준공공임대는 총 3만354가구였다.
 
임대의무기간 개시일에 4년 또는 8년을 단순 합산하면 약 1만3500가구가 올해 하반기 의무기간을 마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어 2027년 약 7480가구, 2028년 약 6270가구도 의무기간 종료를 앞두고 있다.
 
이번 세제개편안은 등록임대 아파트의 양도세 혜택에 매각 시한을 두고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미 의무기간이 끝난 주택은 2027년 말까지 양도해야 양도세 중과 배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 50% 등 기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2028년에는 중과세율의 절반이 적용되고 공제율도 30%로 낮아지며, 2029년부터는 두 혜택이 모두 사라진다.
 
2027년 1월 1일 현재 의무임대 중인 주택도 기간 종료 후 1년 안에 팔아야 기존 혜택이 유지된다. 현행 제도에서는 등록이 자동 말소된 뒤에도 매각 시한 없이 양도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전월세를 계속 놓을 수 있었다. 앞으로는 매각을 늦출수록 세 부담이 커지는 만큼 새로운 2년 임대차계약 대신 집을 비워 매각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
 
지역별 등록민간임대 물량은 노원구가 3469가구로 서울에서 가장 많았다. 이어 영등포구 1877가구, 성동구 1381가구, 동대문구 1279가구, 구로구 990가구, 성북구 938가구, 관악구 893가구, 도봉구 872가구, 중랑구 785가구 순이었다.
 
문제는 이들 지역에서 이미 전세 공급이 빠르게 줄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지난 1년 간 중랑구 아파트 전세 매물은 386건에서 76건으로 80.4% 감소했다. 동대문구도 1039건에서 359건으로 65.5% 줄었다. 도봉구와 노원구는 각각 64.5%, 62.1% 감소했고 구로구(-59.9%), 관악구(-58.5%), 성동구(-48.9%), 성북구(-47.3%), 영등포구(-41.1%)에서도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현장에서도 임대사업자의 매도 상담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래미안위브에는 6월 말 기준 8년 장기일반민간임대 아파트 51가구가 등록돼 있다. 이 가운데 30가구가 올해 하반기, 13가구는 2027년, 8가구는 2028년 의무기간을 마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세제 혜택을 받으며 전세나 월세를 놓던 임대사업자들이 의무기간 종료 후 매도를 고민하기 시작했다”며 “발표 직후 한 채는 실제 매매로 전환됐고, 두 채를 가진 다른 사업자도 처분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등록임대 아파트는 임대료 증액률이 연 5% 이내로 제한돼 장기간 계약을 갱신한 주택은 주변 시세보다 임대료가 낮은 경우가 많다. 단지 내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매매로 전환된 월세 주택들은 계약을 계속 연장해 임대료가 상당히 저렴했던 물건”이라며 “임대사업자 물건이 매매로 돌아서면 저렴한 전월세부터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비거주 주택 보유자가 절세를 위해 실거주를 선택하면 기존 임차주택이 실거주용으로 전환되면서 전월세 유통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며 “임대 물량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전월세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