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중국 휴머노이드 산업이 대형 이벤트를 잇달아 예고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유니트리(宇樹科技)와 애지봇(智元)의 기업공개(IPO), 중국 최대 전기차 기업 비야디의 휴머노이드 로봇 공개, 중국 세계 로봇 운동회 개최 등 굵직한 일정이 이어질 예정이다. 미국이 중국의 첨단 제조업을 견제하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은 오히려 투자 확대와 양산 경쟁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중국을 대표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업체인 유니트리는 이달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에 데뷔할 예정이다. 유니트리의 IPO 추진 발표는 미국이 사실상 중국을 정조준해 해외 생산 로봇 수입을 금지한다고 밝힌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됐다.
앞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28일(현지시각) 외국산 신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과 4족 보행 로봇의 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기술 발전을 견제하고 자국의 첨단 제조업을 육성하려는 의도가 담긴 조치로 풀이됐다. 미중간 기술 패권 경쟁이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대표되는 피지컬 AI 분야로까지 확장된 셈이다.
미국의 제재에 맞서 유니트리로선 IPO를 통해 기술 개발 및 양산에 필요한 실탄을 적극 확보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유니트리 IPO 규모는 약 42억200만 위안(약 9000억원)으로, 상장 후 기업 가치는 약 420억 위안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애지봇도 이르면 이달 홍콩 증시에 상장할 것으로 예고됐다. 애지봇은 2023년 화웨이 출신 엔지니어들이 상하이에 창업한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선두업체다. 최근 1만5000번째 로봇을 출하한 애지봇은 양산에 속도를 내며 창업 후 3년 만에 매출 10억 위안(약 2160억원)도 돌파했다.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비야디가 대표적이다. 비야디는 이달 자사의 첫 휴머노이드 로봇을 차량 전시 매장마다 2~3대씩 배치해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샤오미, 리오토 등 다른 중국 전기차 기업들도 공장 작업, 물류, 서비스업, 노인 돌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계획을 이미 발표한 상태다. 전기차 산업에서 구축한 배터리와 모터, 감속기 등 공급망과 AI 소프트웨어 역량을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확장하려는 것이다.
이는 테슬라가 공급망 구축과 기술 개발 등의 문제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의 양산에 차질을 빚는 것과 비교된다.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과 대규모 공급망을 앞세워 상용화 속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정부의 대규모 지원과 탄탄한 공급망도 중국 휴머노이드 산업의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는 140개 이상 기업이 휴머노이드 양산 경쟁에 뛰어들었으며, 지난해 출시된 신규 휴머노이드 모델의 약 70%를 중국 기업들이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조사업체 인터랙트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량과 출하량의 각각 90%, 75%를 중국이 차지했다. 미국은 각각 6%, 12.5%에 그쳤다.
기술 경쟁력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법률정보 서비스 업체 렉시스넥시스가 발표한 특허 경쟁력 기준 세계 10대 휴머노이드 스타트업 가운데 6곳이 중국 기업이었다. 퓨리에(傅利葉), 애지봇, 림엑스다이내믹스(逐際動力), 푸두로보틱스(普渡機器人), 유니트리가 1~5위를 모두 차지했다.
이 같은 중국 휴머노이드 기술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무대가 오는 22일 개막하는 제2회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운동회다. 올해 대회에서는 왈츠와 삼바 등 댄스 경기뿐 아니라 탁구와 줄다리기, 자유격투, 종합 5종 등으로 종목이 대폭 확대됐다. 휴머노이드의 운동 능력은 물론 협업과 균형감각, 정밀 제어, 자율주행 능력까지 실제 상용화에 필요한 핵심 기술 성능을 검증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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