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거래가 크게 줄었다. 잇따른 급락으로 반대매매 위험을 직접 경험하면서 단기 레버리지 투자에 대한 경계심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은 945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거래일인 22일(1조263억원)보다 808억원 감소하며 다시 9000억원대로 내려온 것이다. 미수금이 1조원을 밑돈 것은 지난 4월 23일(9966억원)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최근 급락장이 본격화하기 직전인 6월 25일(2조687억원)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1조1233억원(54.4%) 감소했다. 24일 기준 미수금은 소폭 늘어난 1조321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한 달간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투자자들이 미수거래를 통한 공격적인 투자보다 현금 비중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지난 6월 22일 9114.55까지 상승한 뒤 다음 날인 6월 23일 하루 만에 9.99% 급락했다. 이후에도 7월 2일 -7.89%, 7월 7일 -4.91%, 7월 8일 -5.35%, 7월 13일 -8.95%, 7월 16일 -6.37%, 7월 20일 -4.46%, 7월 24일 -5.72% 등 큰 폭의 하락이 이어지며 변동성이 확대됐다.
다만 같은 급락장이라도 투자자들의 대응 방식은 3월과 최근이 사뭇 달랐다. 3월 초 증시는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 대외 악재로 큰 변동성을 겪었다. 코스피는 3월 3일 7.24%, 3월 4일 12.06% 급락하며 5000선 초반까지 밀렸지만 다음 거래일인 3월 5일에는 9.63% 급반등했다. 당시에는 낙폭이 과도했다는 인식과 함께 저가 매수 심리가 살아나면서 미수거래도 크게 늘었다. 실제 미수금은 3월 5일 2조1487억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3일과 비교하면 1조2033억원(56.0%) 많은 수준이다.
미수거래는 투자자가 증권사 자금을 활용해 주식을 먼저 매수한 뒤 결제기한까지 대금을 납입하는 초단기 외상거래다. 투자자가 기한 내에 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면 증권사는 해당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에 나선다. 상승장에서는 적은 자금으로 투자 규모를 키울 수 있지만 변동성이 커질 때는 손실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는 위험도 안고 있다.
반대매매 부담이 커진 점 또한 최근 미수금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9일에는 미수금 1조4322억원 가운데 1422억원이 실제 반대매매로 이어져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이 10.2%까지 치솟았다. 이후에도 반대매매 비중은 7월 20일 4.6%, 7월 21일 5.7% 등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이후 미수거래 자체가 급감하면서 반대매매 규모도 빠르게 축소되는 모습이다.
실제 코스피가 5.72% 급락한 지난 24일에도 미수금은 1조321억원으로 전날보다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대매매 금액은 74억8800만원으로 미수금 대비 비중도 0.8%에 머물렀다. 급락장에서도 추가 레버리지 투자에 나서기보다 관망세를 택한 투자자가 많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급락장을 저가 매수 기회로 인식하는 투자자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변동성이 워낙 커지면서 반등 기대보다 손실 관리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라며 "반대매매에 대한 경계심이 커진 것도 미수거래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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