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들려온 한·미 빅테크 간의 ‘1400조원 규모 반도체·AI 동맹’ 소식은 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 경제에 단비와도 같다.
삼성전자, SK, 현대차그룹, 네이버 등 우리 간판 기업들이 엔비디아, 브로드컴, 앤트로픽 등 글로벌 초대형 테크 기업들과 손잡고 대규모 투자를 받는 등 메가 프로젝트를 성사시킨 것은 치밀한 기술력과 민간의 처절한 생존 노력, 정부 차원의 노력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술 패권 전쟁이 격화되는 시점에서, 한국이 단순한 반도체 공급처를 넘어 글로벌 인공지능(AI) 공급망의 핵심 축이 됐다는 점을 입증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민간이 만든 거대한 기회의 길에 정부와 대통령이 강력한 ‘행정 가속기’를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는 점이다. 서밋 현장에 동행한 이재명 대통령은 기업들의 대규모 협력안에 맞춰 행정 절차의 신속한 처리와 국가적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제는 ‘실행력’이 관건이다. 1400조원에 달하는 장기 협력과 투자 약속이 화려한 이벤트에 그치지 않으려면 '민관 원팀' 시스템이 작동해야 한다.
정부는 AI 데이터센터 인허가 패스트트랙 도입, 안정적인 전력망 확보, 피지컬 AI 레퍼런스 플랫폼 구축을 위한 규제 완화 등 전방위적 지원책을 즉각 현실화해야 한다. 기업 역시 과감한 기술 투자와 국내 생태계 저변 확대를 통해 이 같은 성과를 중소·스타트업 및 산업 전반으로 퍼져나가도록 만들어야 한다.
기술 패권 시대의 성패는 기업 홀로, 혹은 정부 혼자서 결정지을 수 없다. 기업이 기회를 창출하고 정부가 이를 파격적인 행정과 제도로 뒷받침하는 '민관 결합'이야말로 세계 시장을 제패할 최강의 무기다.
고질적인 병폐로 자리잡고 있는 노동 시장의 체질 개선 역시 풀어야 할 숙제다. 성장에만 몰입해 범국가 차원의 성과가 노측에 전달되지 않는 점도 문제지만 분배에만 몰입해 미래 투자 여력을 저하시켜서도 안된다.
이번 한·미 AI 서밋에서 보여준 민관 협업 모델은 한국 경제가 추격자(패스트 팔로어)에서 선도자(퍼스트 무버)로 체질을 바꾸는 기점이 될 것이다. 기업의 도전 정신과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결합된 이번 사례를 대한민국 새 성장의 새로운 표준으로 정립해 나아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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