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코스피는 역대급 랠리를 펼쳤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인공지능(AI) 반도체 투자 열풍이 국내 증시 전반으로 번지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ETF 시장의 주도주를 바꿔놓았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대형주가 코스피를 밀어 올렸고, AI 서버 부품과 반도체 장비주 관련 ETF까지 수혜가 확산됐습니다.
오늘의 주린이 투자노트에서는 올해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을 결산해보겠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 ETF 시장까지 훑어보며 왜 'AI·반도체 천하'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코스피, 반년 만에 96% 급등
96.62%. 올해 상반기 코스피 상승률입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 4309.63에서 6월 30일 8476.48로 장을 마쳤습니다. 기존 상반기 역대 최고 상승률이었던 1999년 닷컴버블 당시 56.99%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한때 코스피는 9400선에 육박하며 '1만피' 기대감을 여전히 키우고 있습니다.
상반기 코스피 수익률 상위 종목은 AI 수혜가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특히 AI 서버 핵심 부품인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관련 기업들이 나란히 1·2위를 차지했습니다. 상반기 수익률 1위는 삼성전기(756.47%)였습니다. 주가는 올 초 27만원대에서 지난달 말 218만원대로 급등했습니다. 2위는 MLCC 전문업체 삼화콘덴서(416.24%)였습니다. 이어 가온전선(409.96%), 대우건설(393.19%), SK스퀘어(361.14%)가 뒤를 이었습니다.
MLCC는 전자기기와 AI 서버에서 전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핵심 부품입니다. AI 서버 성능이 높아질수록 탑재되는 MLCC 수도 크게 늘어나는 만큼 관련 기업들이 대표적인 AI 수혜주로 떠올랐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5월 AI 서버용 MLCC 시장이 향후 5년간 4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반기 전망도 밝습니다. 강윤형 하나증권 연구원은 MLCC 산업을 두고 "전자산업의 쌀에서 AI 시대의 금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AI발 수요 증가와 고사양 AI 서버용 제품 중심의 생산능력 재배분, 제한적인 증설 속도를 고려하면 MLCC는 가격 인상 기대감이 커질 수 있는 분야"라고 분석했습니다.
코스닥 소외 속 AI·반도체는 나홀로 질주
코스피가 질주하는 동안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연초 이후 코스피는 101.1% 오른 반면 코스닥 지수는 1% 하락했습니다.
코스닥에서도 AI 반도체 밸류체인에 속한 장비주는 달랐습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연초 2만7700원에서 6월 30일 20만1000원까지 치솟으며 625.63% 상승, 코스닥 수익률 1위를 기록했습니다. 이어 대한광통신(519.14%), 반도체 패키지 기판 검사장비 업체 기가비스(510.16%), 비엠팜텍(442.88%), 반도체 제조장비 기업 피에스케이(431.44%) 등이 상승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AI 시대 속 코스닥 시장도 예외는 아닙니다. 코스닥 시장 내 수혜는 장비, 소재, 검사장비 등 반도체·AI 인프라 기업으로 집중됐습니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의 다음 주도주는 '작은 기업'이 아니라 '필요한 기업'"이라며 "AI 투자가 커질수록 가장 먼저 부족해지고, 가장 비싸지고, 가장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는 영역이 병목인데, 코스닥의 기회는 바로 이 병목 지점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TF 시장도 반도체가 휩쓸었다
상반기 ETF 시장도 '반도체' 일색입니다. 상반기 수익률 상위 1~3위는 모두 반도체 레버리지 ETF가 차지했습니다. 1위는 'TIGER 200IT레버리지'였습니다. 상반기 수익률은 764.07%에 달했습니다. 이 ETF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SK스퀘어, 삼성전기 등 AI 반도체와 IT 관련 대표 종목을 편입하고 있습니다. 2위는 'KODEX 반도체레버리지'(493.80%), 3위는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361.23%)가 뒤를 이었습니다.
ETF 시장에서도 반도체 상품에 대한 열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국내 주식 ETF 순자산총액이 급증한 가운데 개인투자자는 반도체 ETF를 집중적으로 매수했다"며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실적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고 밸류에이션 부담도 낮아 당분간 반도체 ETF 선호도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제 마무리해볼까요?
올해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의 주인공은 분명 반도체였습니다. 코스피는 반도체 대형주를 앞세워 역대급 상승률을 기록했고, ETF 시장에서도 반도체 레버리지 상품이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었습니다. AI 시대에 필요한 기술과 부품을 가진 기업이 시장의 선택을 받았던 만큼, 하반기에도 실적과 성장성을 갖춘 AI 밸류체인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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