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은 외식 프랜차이즈의 핵심 인프라가 됐다. 소비자는 앱 하나로 주문하고 플랫폼은 주문과 결제, 배달 흐름을 장악했다. 하지만 정작 가맹본부와 점주는 단골 고객이 누구인지 알기 어렵다. 나명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은 이 지점을 프랜차이즈 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로 꼽았다.
나 회장은 12일 서울 서초구 aT센터 내 협회 사무실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고객이 전화로 주문했느냐, 앱으로 주문했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인데 고객 관리에 필요한 데이터가 모두 플랫폼에 막혀 있다”며 “고객 동의를 전제로 입점업체가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담치킨을 운영하는 웰빙푸드 대표이사 회장이기도 한 나 회장은 프랜차이즈 현장의 비용 부담과 배달앱 수수료 문제, K-프랜차이즈 해외 진출, 인공지능(AI) 도입, 윤리경영 인증제 등 업계 현안을 거침없이 풀어냈다. 그는 “프랜차이즈는 단순히 본사와 점주만의 산업이 아니라 수많은 소상공인과 협력업체, 농어민, 스타트업이 함께 성장하는 생활경제의 핵심 인프라”라며 “상생과 신뢰를 바탕으로 산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 임기 중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배달앱 수수료 문제는 여전히 업계 최대 현안 중 하나다. 현재 배달 플랫폼을 어떻게 평가하나.
“배달앱 문제는 제가 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을 때부터 제기했던 사안이다. 당시 배달의민족 등 플랫폼과 대화했지만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았다. 한 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기는 어렵다. 우선 가능한 수준에서 1단계 합의를 하고, 2단계·3단계로 해마다 조금씩 조정하는 방향이 현실적이라고 본다.”
-수수료 외에 추가로 배달 플랫폼 관련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가.
“고객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어떤 소비자가 자담치킨을 일주일에 여러 번 주문하는 충성 고객이라 해도 배달앱을 통해 주문하면 가맹본부나 점주는 그 사실을 알 수 없다. 고객이 전화로 주문했느냐 앱으로 주문했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인데 고객 관리와 서비스 제공을 할 수 있는 데이터가 모두 플랫폼에 막혀 있다. 고객 동의를 전제로 입점업체가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개인정보가 무분별하게 퍼져서는 안 되니 보안 장치를 갖춘 업체에 한해 제공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K-푸드 열풍에도 자금이 부족한 중소 브랜드는 해외로 나가기 쉽지 않다. 협회 차원에서 어떤 지원을 준비하고 있나.
“재작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프랜차이즈 총회에서 현지 쇼핑몰 푸드코트에는 일본 식당이 대다수였다. 한국 브랜드도 소수 있었는데 한국 이미지를 흉내낸 정도였다. 우리가 직접 나가지 않으면 K-푸드의 이미지가 현지에서 왜곡될 수 있다. 그래서 외식·유통·서비스 브랜드 20~30개가 함께 진출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코리아 스트리트’, ‘강남 거리’, ‘명동 거리’, ‘서울 거리’ 같은 형태로 집단 진출하는 모델이다. 대부분의 중소 프랜차이즈 본부들은 정보 부족, 현지 네트워크 부재, 자금 문제 등으로 해외 진출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협회 차원에서 ‘K-프랜차이즈 글로벌 진흥본부’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협회와 정부, 대기업, 해외 네트워크를 연결해 중소 브랜드도 보다 쉽게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올해 (정부에) 해외 진출 관련 예산을 신청했다.”
-고환율 지속으로 원재료·식자재 부담이 커지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가 체감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환율이 올라가면 수입 물가가 오르고, 수입 물가가 오르면 매장에 들어오는 제품 가격도 오른다. 치킨업계만 봐도 사료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 닭을 키우는 원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 닭 가격도 지난해부터 높은 수준이었고 지금도 상황이 비슷하다. 닭 자체도 귀한 상황이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치킨값이 1000원만 올라가도 전 국민이 민감하게 반응한다. 업계는 굉장히 힘든 상황이다. 효율화를 한다고 해도 인건비를 줄이거나 운영 방식을 조정하는 정도인데 이미 많이 해온 부분이다. 정부가 무관세 할당관세 물량을 배정한 것은 치킨 업계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는 제한적인 효과다. 정부도 물가 인상에 민감할 수밖에 없지만 가격을 인위적으로 누르는 데는 한계가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가 진행 중이다. 업계가 감당 가능한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보며 정부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
“최저임금은 일하는 분들의 생계와 관련된 문제라 매우 중요하다. 다만 최저임금을 크게 올렸을 때 역설적으로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도 많았다. 한 곳에서 일하지 못하고 두 곳으로 나눠 일하는 현실도 있다. 물가상승률을 넘어가지 않는 선에서 조정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 특히 아쉬운 부분은 외국인 근로자 임금 문제다. 외국인 근로자 임금이 내국인과 동일해야 하느냐는 논의도 필요하다. 대다수 국가가 외국인 근로자에게 20~30% 낮은 임금을 적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반면 한국은 100%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 음식업에서도 고용허가제를 통해 외국인 주방보조 인력을 쓸 수 있게 됐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절차가 복잡하고 숙소 제공 등 부담도 있어 점주들이 쉽게 활용하지 못한다. 비용 측면의 장점도 크지 않아 실제 신청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점주들에게 단체교섭권을 주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두고 본사와 점주 간 갈등이 있다. 상생할 수 있는 해법은 무엇인가.
“단체교섭권이라는 말 자체가 결국 대화를 하자는 얘기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본사와 가맹점, 협력업체가 함께 가는 구조다. 당연히 대화해야 한다. 다만 브랜드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한 최종 결정권은 본사가 가져야 한다. 가격, 자금, 운영 기준 등 브랜드 전체에 영향을 주는 의사결정은 본사가 관리해야 한다. 대화는 필요하지만 브랜드 통일성을 해치는 방식이 돼서는 안 된다. 가맹점 단체 기준도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 편의점처럼 가맹점이 2만개인 업종에서 30%라면 6000개 점포를 모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 반대로 가맹점이 10개, 20개인 영세 프랜차이즈 본사는 또 다른 부담을 지게 된다. 법으로만 풀기보다 협회를 통한 윤리·상생 교육과 자율 규율도 필요하다.”
-협회 차원의 윤리·상생 교육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5월에 한 차례 교육했고 집행부와 부회장단이 먼저 교육을 받아본 뒤 보완할 부분을 확인했다.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확대하려고 한다. 교육에서는 실제 분쟁 사례와 윤리경영, 가맹사업법 변화 등을 다뤘다. 향후에는 교육을 받은 업체 중 분쟁 사례가 없고 우수한 곳에 대해 협회가 윤리경영 인증을 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람회나 회사 홈페이지 등에 윤리경영 인증을 표시할 수 있게 하면 다른 업체들도 따라올 수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는 인공지능(AI) 발주, 상권분석, 고객관리 시스템 등을 도입하고 있지만 중소 브랜드들은 비용 부담이 크다. 협회 차원의 지원 방안은 있나.
“협회가 직접 시스템을 지원하기는 어렵다. 다만 협회 내 AI위원회를 발족했고 현재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중소기업들이 실제로 어떤 기능을 필요로 하는지 먼저 정리하는 단계다. 올해 안에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본다. AI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예를 들어 자담치킨의 경우 15년 가까이 쌓인 주문 데이터가 있다. 이런 데이터를 AI와 접목하면 가맹점의 발주를 돕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임기 동안 반드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
“올해 목표는 윤리경영 인증제를 자리 잡게 하는 것이다. 중장기 목표는 역시 상생이다. 한국에서 프랜차이즈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는 게 가장 어렵고 의미 있는 일이다. 지금은 ‘갑질 사업’이라는 오명을 쓴 채 한 걸음도 나가기가 어렵다. 대부분의 본사와 가맹점은 각자 역할을 하면서 화합하고 상생하고 있다. 그 모습을 국민들이 조금이라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은 매일 갑질하고 싸우는 대립적인 집단이 절대 아니다.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건강한 긴장감은 있을 수 있지만 대다수 프랜차이즈는 상생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다.”
◆나명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 프로필
△1965년 인천 출생
△중앙대학교 사진학과
△시사주간지 시사저널 기자
△월간 창업&프랜차이즈 발행인
△자담치킨 브랜드 론칭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수석부회장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배달앱 대응 TF 위원장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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