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객들이 경기도 한 이마트 내 와우샵에서 물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조재형 기자]
다이소에 매장 일부를 빌려주고 임대료를 받던 대형마트가 초저가 생활잡화 시장에 직접 뛰어들고 있다. 고물가 장기화에 다이소가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가성비' 제품으로 젊은 층 입소문을 타면서 유통 지형을 재편하고 있어서다. 대형마트로서는 생활용품부터 패션·뷰티 상품까지 갖춘 자체 균일가 매장을 앞세워 젊은 층 유입과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4개 점포로 운영을 시작한 이마트의 초저가 생활용품 매장 '와우샵'은 이달 말 기준 13개 점포로 증가했다. 별도 매장을 두지 않은 116개 이마트 점포에서도 일반 매대에 대표 상품 30~40종을 판매하고 있다. 주방·수납·욕실용품부터 패션, 뷰티, 디지털 액세서리까지 5000원 이하 상품이 중심이다.
고물가 시대에 와우샵이 인기를 끌면서 매장을 확대하기도 한다. 지난 7일 이마트 은평점 '와우샵'은 매장을 기존 3층에서 6층으로 옮기면서 규모를 62.8㎡(19평)에서 337㎡(102평)로 확대했다. 판매 품목도 1300여 종에서 1980여 종으로 늘렸다. 확장 이후 일주일간 평일 평균 매출은 이전보다 52.1%, 주말 매출은 78.4% 증가했다.
와우샵의 가격 경쟁력은 해외 직소싱에서 나온다. 이마트는 상품 대부분을 해외에서 직접 들여와 중간 유통 단계를 줄였다. 기존 대형마트에서 판매하지 않았던 구색 상품과 소셜미디어에서 인기를 끈 제품도 함께 구성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추후 고객 반응과 점포 여건에 따라 와우샵 확대를 검토할 수 있지만 아직 추가 출점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말 경기 고양시 화정점에 약 99㎡(약 30평) 규모로 ‘통 큰 균일가 숍’을 열었다. 저장용기와 세탁용품, 속옷, 양말 등 생활밀착형 상품 700여 종을 500원부터 9000원까지 1만원 미만 균일가로 판매한다. 향후 고객 수요가 몰리는 상품군 위주로 라인업 보강 계획도 세우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통 큰 균일가 숍은 현재 테스트하는 수준”이라며 “아직 매장 확대 계획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초저가 생활잡화는 그동안 대형마트가 직접 운영하기보다 다이소 같은 전문점에 공간을 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영해 온 분야다. 상품 가짓수가 많고 재고 관리 부담이 큰 비식품 부문을 외부 사업자에 맡기면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이소 역시 주차장과 유동인구를 갖춘 대형마트에 입점해 고객 접점을 넓혀왔다. 다이소는 이마트 157개 점포 중 40곳, 롯데마트 112개 점포 중 90곳에 입점해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초저가 생활잡화 확대에 눈을 돌린 것은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 집객 효과를 노리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생활잡화와 패션, 뷰티 상품을 강화해 고객의 방문 목적을 늘리고 체류 시간을 길게 가져가야 한다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대형마트들은 다이소 입점을 유지하면서 자체 매장의 경쟁력을 시험하는 공존 속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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