習 7년만의 평양행…북러 밀착 속 北 다시 중국 궤도로?

  • 북중 정상회담 주요 관전 포인트

  • 북중동맹 회복·두만강 협력·북핵

  • 美 트럼프 맞서 북중러 공조 강화

2019년 6월 북한을 방문한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평양시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카퍼레이드를 벌이며 환영 나온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2019년 6월 북한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평양 시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카퍼레이드를 벌이며 환영 나온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첫 해외 순방지로 북한을 택했다. 시 주석은 8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북한을 국빈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난다.

시 주석이 2019년 6월 북한을 방문한 지 약 7년 만이며 김 위원장이 지난해 9월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차 방중한 데 따른 답방 차원이다.

특히 올해 첫 해외 순방지로 북한을 낙점했다는 외교적 상징성을 고려할 때 중국은 북한과 전통 우호 관계를 재확인하는 차원을 넘어 경제 협력·외교·안보 분야에서 전략적 공조를 강화하고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에서 자국 영향력을 과시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왕야쥔 주북 중국 대사는 6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기고문을 통해 "두 정상이 중요한 역사적 회담을 하고 새 시대 중·조(중국과 북한) 관계에 새로운 장을 이어갈 방향을 제시하며 청사진을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中, 대북 영향력 과시···美 맞서 북·중·러 공조 강화


중국은 올해 북·중 우호협력상호원조조약 체결 65주년을 맞아 북한과 유대 관계를 한층 더 강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조약은 한 국가가 무력 침공을 당하면 다른 국가가 바로 참전하도록 하는 자동 군사 개입 조항이 담겨 있어 북·중 동맹의 상징으로 평가돼 왔다.

하지만 최근 북한이 러시아와 군사·경제 협력을 급속히 확대하면서 중국 내부에서는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중 경쟁과 북·러 밀착 움직임 속에서 중국이 북한과 관계를 한층 더 강화하며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편 미국 중심 국제 질서에 맞서 북·중·러 협력 구도를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북·중·러 협력이 진전되는 움직임 속에 중국의 두만강을 통한 동해 진출 등이 가시화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두만강 뱃길을 통로로 이용해 동해 바다로 나가는 출해(出海) 문제는 중국의 주요 관심사였다. 중국 동북 지역은 러시아 연해주와 북한에 가로막혀 동해로 직접 진출하지 못해 왔으나 최근 중·러 정상회담에서 두만강 출해 문제를 관련국, 즉 북한과 함께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두만강 협력과 더불어 북한의 나선경제특구 활용 등 경제 개발 협력, 양국 간 물적·인적 교류 확대 등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싱리쥐 푸단대학교 국제문제연구소 교수는 홍콩 명보를 통해 "이번 시 주석 방북이 양국 간 다양한 사회·경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북한이 현재 중요한 경제 발전 시기에 있으며 양국 경제 협력은 중국에도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이므로 협력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짚었다.
 
핵 보유 과시하는 北···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은

북핵을 비롯한 한반도 문제도 양국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 주요 의제 중 하나다. 최근 미·중, 중·러 연쇄 정상회담을 한 시 주석이 곧바로 평양을 찾으면서 중국이 한반도 문제의 핵심 중재자라는 점을 부각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비핵화를 거부하며 미국과 대화를 원천 봉쇄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북한과 미국 간 대화 재개의 실마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북한은 최근 핵·미사일 능력을 과시하면서 핵 보유에 대한 정당성을 거듭 주장하는 상황이다. 로이터는 "시 주석 방북을 앞두고 북한이 핵무기 증강 가속화를 정당화하며 협상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북·중 정상이 비핵화 문제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올 들어 열린 한·중 정상회담, 중·러 정상회담, 미·중 정상회담의 중국 측 발표문에도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언급이 사라지며 '북핵 불용' 원칙에서 미묘한 기조 변화가 감지됐다.

미국의소리(VOA)는 전문가를 인용해 "북·러 밀착 분위기 속에 중국은 북한에 대한 비판을 줄이는 기조로 전환하고 있다"며 "북한 내정에 간섭하길 꺼리는 중국 측 입장을 고려할 때 김 위원장과 비핵화 논의는 어려울 수 있다"고 짚었다.

중국 전문가 덩위원은 최근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기고에서 "중국이 계속 거리를 유지하면 북한을 러시아 쪽으로 점점 더 밀어내고 결국 한반도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잃을 수 있다"며 "중국은 시 주석 방문을 계기로 북한을 다시 중국이 주도하는 궤도로 끌어들이기 위해 경제적·안보적 유인책을 제시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시 주석 방북은 중국이 미·중, 중·러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국제 외교 질서를 주도하고 있음을 보여준 상황에서 내 집 앞마당의 불안 요소(북핵)도 잘 관리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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