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주 탈출했지만 다시 급락'…액면병합 종목들 '상폐 공포' 여전

사진제미나이
[사진=제미나이]

금융당국이 동전주·시가총액 부실 상장사 퇴출 강화에 나서면서 기업들이 액면병합이 잇따르고 있다. 다만 액면병합으로 주가를 수치상 끌어올렸음에도 변경상장 이후 다시 급락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시장에서는 ‘단순 병합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주(18~20일) 액면병합 후 변경상장한 종목은 코스피 10개, 코스닥 21개로 집계됐다. 이들 종목 모두 병합 기준가 대비 하락세를 기록했다. 코스피 종목들의 평균 하락률은 14.7%, 코스닥 종목들의 평균 하락률은 15.86%로 나타났다. 변경상장 첫날 급락한 뒤 대부분 추가 하락세까지 이어지며 투자심리가 빠르게 냉각되는 모습이다. 주가 하락과 함께 시가총액도 다시 감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 거래일(20일) 액면병합 후 변경상장한 코스피 종목 중 한국전자홀딩스는 기준가 대비 26.34% 하락한 2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KEC도 29.92% 급락했고, 보해양조는 20.62%, 에넥스는 14.95% 하락했다. 온타이드 역시 5.02% 내렸다.
 
액면병합은 통상 여러 주를 합쳐 주식 수를 줄이고 주당 가격을 높이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기업들이 ‘동전주’ 이미지를 벗어나고 상장폐지 요건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예컨대 500원짜리 주식 5주를 1주로 병합해 주가를 2500원 수준으로 높이는 식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올해 7월 1일부터 30거래일 연속 주가가 1000원 미만인 종목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후 90거래일 중 45거래일 이상 1000원 미만 상태가 이어지면 최종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동전주를 벗어난 액면병합 종목들의 주가가 다시 약세를 보이는 것은 상장폐지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위는 동전주 기준과 함께 시가총액 기준도 강화한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오는 7월부터 시가총액 300억원 미만 기업이, 코스닥 시장에서는 시가총액 200억원 미만 기업이 상장폐지 심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내년 1월부터는 기준이 한층 강화돼 코스피는 시가총액 500억원 미만, 코스닥은 300억원 미만 기업까지 관리종목 지정 및 상장폐지 심사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최근 액면병합을 통해 변경상장한 종목 상당수가 시가총액 500억원을 넘지 못하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액면병합 자체가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은 아닌 만큼 실적 개선이나 재무구조 안정 등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뒤따르지 않으면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액면병합은 주식 수와 가격만 조정하는 기술적 조치일 뿐 기업의 펀더멘털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며 “상장폐지 우려를 해소하려면 결국 실적 개선과 재무 안정성 확보, 주주환원 정책 등 본질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2026_외국인걷기대회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