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공약' 없고 '네거티브'만 있는 지방선거

송승현 정치사회부 기자
송승현 정치사회부 기자.

6·3 지방선거가 약 열흘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후보마다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지방선거를 취재하는 기자로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유권자로서 지지를 필요로 하는 후보들이 활발히 활동하는 건 좋은 신호이지만 이번 선거는 유독 공약보다는 상대를 향한 흑색선전에 더 치중되고 있다.

지방선거의 꽃이라 불리는 서울을 비롯해 부산 등 격전지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각종 비방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각 후보 캠프에서도 유권자들을 위한 공약보다는 그저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기 위한 의혹 제기와 고발에 치중하며 유권자들의 피로를 가중시키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지역은 단연코 여야가 모두 사수를 선언한 서울이다. 국민의힘은 김재섭 의원이 폭로한 '칸쿤 출장 논란'을 신호탄으로 정원오 후보의 사생활 논란 등을 집중 공략하고 있고, 민주당은 지난 4년간 오세훈 후보의 시정을 언급하며 맞서고 있다.

특히 정 후보가 여러 사생활 논란에 대한 답변 거부와 추가 토론회 미참여 결정을 선언하고 오 후보 역시 GTX-A 노선 철근 누락과 감사의 정원 등의 논란이 불거지자, 양 후보 캠프의 무수한 난타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더해 개별 후보뿐만이 아닌 각 후보를 선출한 중앙당 지도부도 이 같은 진흙탕 싸움에 참전, 여야의 당략 싸움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21일 공식 선거운동 기간의 막이 오름과 동시에 상대 후보를 향한 위협구를 던지며 본격적인 여론전의 서막을 알렸다.

민주당은 오 후보가 최근 제기된 철근 누락 의혹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내놓고 있지 않다며 "오 후보는 시민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하기 전까지 선거운동을 할 자격이 없다"고 거세게 압박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오 후보가 고의로 철근 누락 의혹을 은폐했다는 정 후보 측의 주장을 광우병과 사드를 잇는 제3의 괴담으로 분류하며 "얄팍한 섀도복싱은 거두고 마이크가 켜진 토론장으로 나와 엄중한 심판을 받으라"고 맞받아쳤다.

앞서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공식 선거운동을 하루 앞둔 지난 20일 차례로 오 후보와 정 후보를 향해 각각 "무능·무책임한 후보", "(정 후보의) 도덕성이 연일 도마 위에 오른다"며 탐색전을 진행, 공방을 암시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격전지이자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탈환과 수성을 목표로 하는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네거티브 공세가 이어졌다.

지난 18일 열린 공개 토론회에서도 전재수 민주당 후보와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는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과 엘시티 시세차익 논란 등을 통해 서로를 향한 견제를 진행했다.

박 후보가 주도권 토론에서 전 후보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언급하자 전 후보는 "강도 높은 수사를 통해 결과가 나왔다"며 해명하면서도 "시세차익 때문에 엘시티를 팔겠다는 약속을 못 지킨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박 후보 역시 "팔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시세차익을 아느냐"고 반격하며 두 후보는 한동안 공방을 이어가기도 했다.

또 다른 격전지인 인천에서도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의 가상자산 은닉 의혹을 두고 여야의 수위 높은 언쟁이 시작되며 전국 단위의 대규모 정쟁의 신호탄이 됐다.

박찬대 민주당 후보와 민주당이 유 후보를 향해 적극적인 해명과 즉각적인 수사 진행을 요청하자 유 후보 측은 법적 대응을 시사하며 날을 세웠다.

선거에 있어 각종 공세와 의혹 제기가 난무하는 건 유권자들이 십수년간 보아온 장면들이다. 그러나 유권자들을 향한 '공약'보다는 다른 후보를 그저 깎아내리기 위한 '공세'만 이어진다면, 결국 유권자들은 애써 보내려던 지지와 소중한 한 표를 거둬들일 수밖에 없다.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이 공세보다는 공약으로, 정쟁보다는 정책으로 평가받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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