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뉴스나 영화를 보다 보면 가슴이 먹먹해질 때가 있다. 각종 전화와 문자 때문에 일상을 온전히 누리기 어려울 때도 많다. 영화 ‘보이스’, TV 방송에 소개된 보이스피싱 피해 사망 사건, 주변에서 벌어지는 로맨스 스캠과 온라인 사기, 휴대전화 해킹 협박 사례까지 금융 범죄는 이미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다. 낮에는 보험 가입 권유 전화와 휴대전화 단말기 변경 안내 전화가 걸려오고, 주말이면 각종 선거 여론조사 참여 요청이 이어진다. 문자로는 주식 리딩방 광고가 끊이지 않는다. 전화를 차단하고 특정 단어를 스팸 처리해도 우리의 평온한 일상과 시간, 때로는 돈까지 빼앗아 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우리나라 성인들의 금융이해력 역시 높은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금융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비대면·온라인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금융이해력은 지속적으로 약화되는 추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이지만 하락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특히 20대 청년층과 70대 고령층, 저소득층에서 금융이해력 점수 하락이 두드러진다.
금융 피해가 발생하는 이유 중 상당수는 결국 ‘수익’과 연결된다. 고위험 투자로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얻으려는 사람들, 짧은 시간에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현혹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여기에 AI와 디지털 기술 발전으로 보이스피싱 수법까지 정교해지면서 피해 사례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학교 금융교육은 올해부터 고교학점제를 통해 ‘금융과 경제생활’ 과목 형태로 도입된다. 물론 금융 관련 과목이 이전에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미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고등학교 사회과 진로선택 과목으로 편성된 바 있다.
먼저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이어지는 연속성 있는 금융교육이 필요하다. 금융은 수익을 가져다줄 수도 있지만 손실을 안겨줄 수도 있다. 최근에는 초등학생도 체크카드를 발급받고, 중학생 이상은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 가정에서는 명절 선물로 주식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가정에서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금융교육을 제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금융교육은 더 어린 나이부터 학생들 눈높이에 맞춰 시작될 필요가 있다.
고등학교 금융교육은 선택과목에 머물지 않고 사실상 모든 학생이 이수하도록 운영할 필요가 있다. 현실적으로 대학 입시에 반영되지 않는 과목은 학생들에게 선택을 받기 어렵다. 실제로 경제 과목 선택 비율도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금융은 개인과 기업 모두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금융 과목은 대입 반영 여부와 별개로 Pass/Fail 방식이라도 운영해 졸업이나 수료 요건에 포함할 필요가 있다. 학생 수가 적어 선택과목 개설이 어려운 학교는 인근 대학과 연계하거나 금융 전문 강사를 초빙해 현실적인 금융교육을 진행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보다 심화된 이론 교육은 이후 대학 과정에서 다뤄도 늦지 않다.
금융교육은 단순히 수익만이 아니라 손실도 함께 가르쳐야 한다. 기존 경제교육은 주로 모두가 이익을 얻는 ‘양수의 영역’을 중심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행동경제학과 행동재무학에서는 전망이론, 손실회피, 민감도와 같은 개념도 중요하게 다룬다. 금융교육 역시 교과서 내용을 기계적으로 전달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현실 사례를 바탕으로 보다 실질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금융은 개인의 삶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금융교육 역시 보다 어린 시기부터 연속성과 현실성을 갖춘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제는 학교 교육 현장에서 현실에 맞는 금융교육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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