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만2000 가면 곱버스는 0원?"… 코스피 상승랠리에 상폐 위기 몰린 인버스 ETF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지난해 말 4200선 수준에서 올해 8000선을 넘보는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베팅했던 코스피 인버스·곱버스 상장지수펀드(ETF)가 ‘동전주’ 수준으로 추락했다. 일부 상품은 상장폐지 요건에도 근접했다. 시장에서는 액면병합 등 제도 보완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코스피200 곱버스 ETF 가운데 KODEX 200선물인버스2X, TIGER 200선물인버스2X, RISE 200선물인버스2X, KIWOOM 200선물인버스2X 가격은 모두 100원대까지 내려왔다. PLUS 200선물인버스2X만 유일하게 2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코스피가 지난 6일 사상 처음으로 ‘칠천피’를 돌파한 뒤 4거래일 만인 지난 12일 장중 7999선까지 치솟는 등 초강세를 이어가면서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곱버스 ETF들의 손실도 빠르게 커졌다. 최근 한 달 기준 곱버스 ETF 수익률은 약 마이너스(-)48%, 최근 3개월 기준으로는 약 -64% 수준에 머물고 있다.
 
곱버스 ETF 수익률 추이
곱버스 ETF 수익률 추이

1년 전만 해도 이들 상품은 모두 순자산총액 50억원을 웃돌았지만 현재는 KODEX와 TIGER 상품을 제외한 일부 ETF들이 상장폐지 요건에 근접한 상태다. 한국거래소 규정상 ETF는 설정 후 1년이 지난 시점부터 순자산총액이 50억원 미만일 경우 상장폐지가 가능하다. 

증권가 일각에서 코스피 추가 상승 전망까지 나오면서 곱버스 ETF를 둘러싼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지난 11일 연말 코스피 전망치를 기존보다 상향한 9750으로 제시하면서 최대 1만2000선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이론적으로 코스피 상승세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곱버스 ETF 가격이 사실상 0원에 수렴할 가능성도 나온다. 인버스 레버리지 ETF 특성상 지수 상승 구간에서 음의 복리효과가 누적되기 때문이다. 지수가 다시 원래 수준으로 돌아오더라도 ETF 수익률은 회복되지 않는 구조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인버스 레버리지 상품은 음의 복리효과가 있기 때문에 지수가 다시 원위치로 돌아와도 상품 수익률은 회복되지 않는다”며 “최근 상품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이 높은 변동성에 노출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자산운용업계는 당장 상장폐지를 검토하는 분위기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여전히 개인투자자 수요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기준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3위 상품에 이름을 올렸다. 개인은 이 기간 해당 상품을 737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시장에서는 중동 리스크와 밸류에이션 부담, ‘셀 인 메이(Sell in May)’ 심리 등이 맞물리며 코스피 과열에 대한 경계감이 커진 영향으로 보고 있다. 단기간 급등 이후 조정 가능성에 베팅하는 자금이 곱버스 ETF로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가격 안정과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ETF 액면병합 허용 등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 시장에서는 ETF 액면병합이 가능하지만 국내에서는 관련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사실상 제도적으로 막혀 있는 상태다. 펀드 규모가 작아질 경우 최소 거래단위 문제로 운용 전략 구현이 쉽지 않고, 주당 가격이 지나치게 낮아지면 유동성공급자(LP)의 호가 제출 부담도 커질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ETF 액면병합 등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시장 의견을 인지하고 있으며 관련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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