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기본·원칙·상식] 李 대통령 "담합이익 전액 환수"…공정경제 원칙 바로 세울 때다

이재명 대통령이 담합과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 “부당이익을 전액 환수하겠다”고 밝히면서 재계에 강한 경고를 보냈다. 가격 담합과 총수 일가 사익편취, 불공정 내부거래에 대해 더 이상 관행이나 타협의 영역으로 두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담합 과징금 체계를 대폭 강화하고 반복 위반 기업에 대한 제재 수준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새 정부의 ‘공정경제 질서 재정립’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정부의 이번 기조는 단순한 규제 강화 차원을 넘어선다. 한국 경제가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로 가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오래된 과제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산업은 압축 성장 과정에서 대기업 중심의 공급망과 시장 구조를 빠르게 구축하며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폐쇄적 거래 관행과 반복되는 담합, 계열사 간 내부거래, 시장 지배력 남용 같은 문제도 함께 누적돼 왔다.
 
특히 일부 업종에서는 가격 인상 시기와 폭이 비슷하게 움직이거나, 시장 점유율 상위 기업들 사이에서 경쟁보다 시장 질서 유지가 우선되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권이 줄어들고 가격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과 신생 기업들은 시장 진입 자체가 어려워진다. 결국 공정 경쟁이 무너지면 산업 전체의 혁신 속도도 둔화된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재한 제당업계 담합 사건은 이런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주요 업체들이 가격 정보를 공유하고 거래 구조를 사실상 통제한 정황이 드러났고, 공정위는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했다. 설탕과 같은 생활 밀접 품목에서 담합이 발생했다는 점은 국민 체감 물가와 직결된 문제라는 점에서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기업들도 이제 시대 변화를 직시해야 한다. 과거에는 성장과 투자, 고용 확대만으로 기업의 역할을 설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글로벌 시장은 규모보다 신뢰를 더 중요한 경쟁력으로 보기 시작했다. 미국과 유럽 주요 기업들은 반독점 규제와 준법 경영 체계, ESG 기준을 기업 경영의 핵심 요소로 관리하고 있다. 불공정 거래 한 번으로 기업 가치와 브랜드 신뢰, 글로벌 거래 관계가 흔들리는 사례도 적지 않다.
 
기업 내부의 준법 시스템 강화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총수 일가 중심의 폐쇄적 의사결정 구조,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 협력업체에 대한 우월적 지위 남용 같은 문제는 이제 글로벌 기준으로도 용납받기 어렵다. 단기 실적이나 내부 이익을 위해 시장 질서를 흔드는 방식은 결국 기업 스스로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 역시 중요한 책임이 있다. 공정거래 정책은 일관된 원칙 위에서 집행돼야 한다. 법을 지키는 기업은 보호받고, 반복적이고 조직적인 불공정 행위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는 예측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기업들도 단기 이익보다 장기 신뢰를 선택하게 된다.
 
경제는 결국 신뢰 위에서 움직인다. 담합과 사익편취, 시장 왜곡 행위가 반복되는 구조로는 한국 경제의 미래 경쟁력을 담보하기 어렵다. 공정경제는 기업을 압박하기 위한 개념이 아니다. 성실하게 경쟁하는 기업이 정당하게 평가받고, 소비자와 협력업체가 함께 신뢰할 수 있는 시장 질서를 만드는 일이다.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강한 공정경제 원칙이 한국 산업 구조를 한 단계 더 투명하고 건강하게 바꾸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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