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중국 배터리왕' CATL(寧德時代, 닝더스다이) 주가가 장중 한때 6% 이상 뛰며 시가총액이 사상 최고치인 2조200억 위안(약 434조원)을 돌파했다. 단숨에 중국 석유 공룡인 페트로차이나와 세계 최대은행(자산 기준) 공상은행의 시가총액을 뛰어넘어 중국 본토 증시에서 농업은행에 이은 2위로 올라선 것이다.
CATL이 발표한 1분기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게 주가를 끌어올렸다. 중국 정부의 세제 혜택 축소로 전기차 판매 증가세가 둔화되는 상황에서도 CATL이 '나홀로 성장'을 이어간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줄 서서 선불까지" 물량 찜 하는 車기업들
CATL은 1분기 순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48.52% 증가한 207억 3800만 위안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우리 돈으로 하루 평균 2억3000만 위안(약 495억원)씩 벌어들인 셈이다. 매출도 같은 기간 52.45% 늘어난 1291억31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중국자동차동력배터리산업혁신연맹에 따르면 지난해 CATL의 중국 내 배터리 탑재 점유율은 43.4%로, 2위 비야디의 두 배를 웃돈다. 올 초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40%를 돌파하며 9년째 1위 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전기차 기업은 물론 BMW,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게 CATL은 사실상 '필수 공급사'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CATL은 생산설비 확충과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하는 한편, 원자재 확보에도 선제적으로 나서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커지자 리튬·니켈·인 등 핵심 광물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 16일에도 CATL은 300억 위안을 출자해 푸젠성 샤먼에 신에너지 광물 사업을 담당할 100% 자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ESS·해운 전동화까지...에너지기업 탈바꿈
CATL은 기존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 외 신성장 동력도 빠르게 키우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에너지저장장치(ESS)다. ESS는 남는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하는 대형 배터리 시스템으로, 전력망 안정화와 데이터센터 백업 전력 공급에 활용된다.
지난해 CATL의 ESS 출하량은 전년 대비 29.13% 증가한 121기가와트시(GWh)에 달했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0.4%로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ESS 사업의 매출총이익률(26.71%)은 이미 전기차 배터리(23.84%)를 앞질렀다.
중동 리스크, 재생에너지 확대, 인공지능(AI) 수요 급증 등으로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서 ESS의 경제성도 빠르게 부각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 산업처럼 경기나 업황 영향을 덜 받아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해운 전동화 역시 새로운 성장 축이다. CATL은 기존 화석연료 기반 선박을 배터리 기반 전기 추진 방식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미 약 900척 선박에 배터리를 공급했는데, 특히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 감축 규제가 향후 전기 선박 시장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기차만큼 큰 규모는 아니겠지만, 해상 전동화는 CATL에게 또 다른 안정적인 수익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사업 확장...美 국방부 '블랙리스트' 발목
CATL의 해외 매출 비중은 30%를 넘어서는 등 글로벌 사업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미 본토 증시에 상장된 CATL이 지난해 홍콩 증시에 이중 상장한 것도 해외 투자자 접근성을 높이고 글로벌 확장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다. 실제 홍콩 시장에서 CATL 주가는 본토 대비 50% 이상 프리미엄이 붙으며 해외 투자자들의 높은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CATL은 이미 독일에서 배터리 공장을 가동 중이며, 약 74억 유로(약 12조7700억원)를 투자한 헝가리 공장도 올해 상반기 가동을 앞두고 있다. 또 글로벌 완성차 기업 스텔란티스와 합작을 추진해 스페인 공장 건설에도 돌입했다.
이처럼 유럽에서는 현지 생산 공장 건설을 활발하게 하는 반면, 미국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23년부터 미국 포드사에 배터리 기술만 빌려주는 방식으로 협력하고 있는 게 전부다.
이는 미국 정부의 대중 규제 리스크 영향으로 풀이된다. CATL은 지난해 1월 미국 국방부의 중국 군사 연계 기업 목록,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올라 글로벌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이에 판지안 CATL 공동 회장이 지난해부터 미국을 최소 두 차례 방문해 로비 활동을 벌이는 등 규제 완화를 위한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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