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회피 '꼼수'에 칼 빼든 금감원…"합동대응으로 추적 엄단"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금융감독원이 상장폐지 회피를 노린 불법행위에 대해 전방위 대응에 나선다. 한계기업들이 퇴출 요건을 피하기 위해 횡령·분식회계·시세조종 등 각종 위법 행위를 반복해온 만큼, 조사·공시·회계 부서가 연계하는 합동 대응으로 ‘좀비기업’의 적시 퇴출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18일 금융감독원은 △허위 자기자본 확충 △매출액 또는 자기자본 과대계상 △악재성 미공개 정보 이용 △단기 시세조종 등 그 동안 조치한 한계기업의 상장폐지 회피 목적의 불공정거래 및 회계부정 사례를 소개하고 향후에도 불법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금감원이 소개한 사례에 따르면 A사 대표이사는 재무구조 악화로 투자자 유치에 실패했음에도 처음 공시한 내용 그대로 유상증자를 감행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회피했다. 유상증자 금액 등이 크게 변경되는 경우 벌점이 부과될 수 있는데 최근 1년 동안 누계벌점이 15점 이상인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이뿐만 아니라 지인에게 유상증자에 참여하도록 하고 회사에서 횡령한 자금을 제공하는 등 허위로 자본을 확충한 부정거래 혐의로 적발됐다. 

또다른 사례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B사는 실물 거래없이 특수관계자에 제품을 판매한 것처럼 증빙을 조작해 매출액을 과대계상했다. 매출액 미달(50억원)로 인한 관리종목 지정을 회피하기 위해서다. 

코스닥 상장사인 C사는 완전자본잠식에 따른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해 허위재고자산을 특수관계자가 보관하고 있는 것처럼 증빙을 조작해 매출원가를 축소하고 영업이익·자기자본을 과대계상했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사례도 소개됐다. D사 대표이사는 금감원 감리·조사 결과 회계처리기준 위반 혐의가 확인됐다는 사실을 아는 상태에서 해당 내용의 공시가 이뤄지기 전 본인과 봅인 법인 계좌를 통해 소유 중인 주식을 매도해 손실을 회피한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로 적발됐다. 

거래량 요건을 맞추기 위해 가족 계좌 등을 동원한 시세 조종, 법인 계좌를 사용한 통정매매 등 부정거래 사례도 확인됐다.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금감원은 이에 대응해 조사·공시·회계 부서가 동시에 움직이는 합동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총력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시가총액 기준 미달 기업 등 상장폐지 고위험군을 포함해 단기 시세조종, 허위·과장 공시, 가장납입성 유상증자, 회계부정, 미공개정보 이용 행위 등 주요 유형을 집중 감시하고 이상 징후가 포착될 경우 즉시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공시심사도 한층 강화된다. 한계기업이 상장폐지 회피를 목적으로 유상증자를 추진할 경우 증자 배경과 자금 사용 목적, 투자위험 요소를 면밀히 심사한다. 이후 관계회사 지분 양수 등으로 자금을 유용하는 사례에 대해서도 심사를 강화하고 필요할 경우 정정명령을 활용할 계획이다. 

회계감리 부문에서는 부실 징후 기업에 대한 심사 대상을 지난해 대비 30% 이상 확대하고 집중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또 관리종목 지정 요건에 근접한 기업 등을 선제적으로 점검해 회계부정 적발 시 신속한 퇴출로 이어지도록 유도한다.

유상증자와 자산양수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분식회계 등 의심 사례가 발견되는 경우에는 조사‧공시심사‧회계 부서가 합동으로 대응하고 회계처리기준 위반 혐의를 발견한 경우에도 불공정거래 조사 부서에 위반 혐의 내용을 공유한다.

이 같은 조치는 최근 상장폐지 제도 전반이 강화된 데 따른 후속 대응 성격이 짙다. 금융당국은 올해 1월부터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을 코스피는 50억원에서 200억원, 코스닥은 4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상향했다. 7월 이후에는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 기준을 각각 300억원, 200억원으로 추가 상향함과 동시에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 요건 신설, 완전자본잠식 요건 강화 등 더욱 확대된 기준을 시행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상장폐지 요건이 엄격해짐에 따라 부실기업의 불법행위가 증가할 우려가 있어 시장의 각별한 경계가 요구된다”며 “불공정거래 조사‧공시‧회계 부서 합동으로 집중 감시, 엄정 대응해 주식시장의 신뢰를 제고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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