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영업자 10명 중 6명이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로 나타났다. 중동 사태와 물가 상승 압력 등으로 시중금리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빚으로 버티고 있는 취약 자영업자들의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자영업자 내 취약차주 비중은 2022년 말 10.5%에서 지난해 말 12.6%로 상승했다. 취약차주의 대출잔액 비중도 같은 기간 8.7%에서 10.5%로 확대됐다. 취약차주는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자 또는 저신용차주를 뜻한다.
특히 다중채무자 비중이 전체 자영업자 10명 중 6명 수준에 달했다. 지난해 말 자영업자 다중채무자 대출은 647조7000억원으로, 전체 자영업자 대출의 59.3%를 차지했다. 1인당 평균 대출액은 3억9000만원이었다.
문제는 중동 전쟁으로 외환·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 데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시장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전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캐피털사의 개인사업자대출 평균 금리는 8.82%로 6개월 전보다 0.23%p 상승했다.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다중채무자가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 이자가 조금만 올라도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대출 금리가 0.25%p 오를 경우, 자영업자 다중채무자 이자 부담이 1조1000억원 늘어나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평균 약 64만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0.50%p 오르면 1인당 약 128만원, 0.75%p 오르면 1인당 약 192만원씩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자 부담이 커질수록 연체율 상승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금융부채를 보유한 자영업자 중 29.6%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DSR은 차주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표다. 통상 DSR 40%를 최저생계비를 제외하고 빚을 감당할 수 있는 한계선으로 본다. 자영업 차주 3명 중 1명은 이미 한계치를 넘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대내외 변수로 시장금리 상승 압력이 커질 경우 취약 자영업자의 상환 부담은 더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정부의 재정 지출 증가로 국채 발행이 늘어나고 유가, 환율 상승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발생해 시중금리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자영업자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지난 3월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서 "여전히 주요국 대비 자영업자 비중이 높고 연체율도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에 대한 선별적 지원을 이어가면서도, 회생 가능성이 낮은 경우 폐업 지원 등 구조조정도 꾸준히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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