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산한다지만 못 늘린다'…전쟁에 막힌 OPEC+, 유가 불안 키운다

  • 호르무즈 차질 속 20만6000배럴 증산

  • 걸프 수출 막히고 에너지 시설도 타격

  • 시장 변수는 OPEC+보다 해협·복구 속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가 증산에 나섰지만 시장은 안심하지 못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차질과 중동 에너지 시설 피해가 겹치면서 생산 목표를 올려도 실제 공급 확대는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전쟁 국면에서 OPEC+의 시장 안정 역할이 약해졌고, 그만큼 유가 불안도 길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OPEC+ 8개 핵심 회원국은 5월 원유 생산 목표를 하루 20만6000배럴 늘리기로 했다.
 
문제는 증산 결정이 실제 수출 증가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로이터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원유 수송이 크게 제약받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이라크 등 주요 걸프 산유국의 수출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국가는 전쟁 전까지 OPEC+ 안에서 의미 있는 증산 여력을 가진 몇 안 되는 산유국이었다.
 
생산 시설 훼손도 공급 확대를 가로막는 변수다. 로이터는 “걸프 지역에서 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 에너지 인프라 피해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전쟁이 멈추고 호르무즈 통항이 즉시 정상화돼도 정상 운영과 목표 생산량 회복까지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OPEC+ 공동장관감시위원회(JMMC)도 “에너지 자산 공격이 공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증산 규모 자체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로이터는 이번 전쟁이 사상 최악의 원유 공급 차질을 낳고 있으며, 차질 규모가 최대 하루 1500만배럴, 세계 공급의 약 15%에 이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하루 20만6000배럴 증산은 수급 균형을 되돌릴 카드로 보기 어렵다. 이 물량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차질로 줄어든 원유 공급량의 2%에도 못 미친다. 블룸버그도 이번 조치를 ‘상징적 증산’이라고 평가했다.
 
시장도 이런 구조적 제약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CNBC 보도에 따르면 6일 오후 6시8분(미 동부시간) 기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2.35% 오른 배럴당 114.16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도 1.72% 상승한 배럴당 110.91달러로 올라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을 열라고 압박한 뒤 공급 차질 우려가 다시 유가에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번 증산의 실효성에 회의적인 평가가 나온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에너지애스펙츠는 “해협 차질이 이어지는 한 이번 증산은 사실상 이론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리스타드에너지의 호르헤 레온도 “실제로 시장에 더해지는 물량은 매우 적다”며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 상황에서는 OPEC+의 추가 증산이 대체로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결국 지금 시장이 보는 변수는 OPEC+ 회의 결과보다 호르무즈 통항 정상화 시점과 걸프 인프라 복구 속도다. 증산 합의는 나왔지만 실제 물량이 시장에 풀리지 못하면 유가 안정 효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전쟁 리스크가 걷히기 전까지는 증산 결정만으로 가격을 안정시키기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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