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는 '질주', 카드사는 '정체'…결제 시장 판도 흔들

  • 카드사 영업이익 감소 속 빅테크 274% 성장…간편결제 확산·규제 격차 영향

  • 수익 규모는 카드 우위지만 성장성은 역전…시장 주도권 변화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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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빅테크 기업의 매서운 성장세에 카드사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카드업계는 몇 년간 성장세가 제자리걸음을 한 반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등 대형 빅테크들은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어서다. 카드업계는 기술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카드사에만 적용되는 규제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우리·롯데·하나·현대·비씨)의 합산 영업이익은 2022년 3조4289억원에서 지난해 3조852억원으로 10% 감소했다.

반면 빅테크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22년 1941억원 적자였던 빅테크 영업이익은 2024년 1367억원 흑자로 전환된 후 지난해에는 5116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은 274%로 그야말로 폭풍 성장세다. 현재까지 전체 수익 규모는 카드사가 여전히 크지만 성장률 측면에서는 빅테크가 우위를 보이며 시장 주도권이 바뀔 가능성도 제기된다.

카드업계에서는 지급결제 시장을 간편결제 서비스가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만큼 카드사들에 보다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펼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빅테크 기업들은 혁신 서비스를 앞세워 전자금융거래법상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 및 관리업' 규제를 받는 반면 카드사는 전자금융거래법과 함께 여신전문금융업법을 적용받아 새로운 수익 창구 마련에 상대적으로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토스는 토스플레이스를 통해 '페이스페이' 결제 기술이 적용된 단말기와 포스 프로그램을 전면 무상으로 공급하며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반면 카드사는 카드 단말기 등을 무상으로 제공할 수 없다. 여신전문금융업법상 '불법 리베이트'(보상금)에 해당할 수 있어서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8조 3항은 '신용카드와 관련한 거래를 이유로 부당하게 보상금, 사례금 등 명칭 또는 방식 여하를 불문하고 대가를 요구하거나 받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2015년에 리베이트 규제가 도입된 이후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빅테크는 무상 단말기를 제공하며 시장을 빠르게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카드는 같은 전략이 불가능하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규제 차이는 사업 구조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있다. 카드사는 신용공여 기능을 통해 금융 리스크를 직접 부담하는 반면 빅테크는 결제 중개 중심 구조여서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규제 수준이 다르게 적용된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향후 지급결제 시장이 카드사와 빅테크 간 경쟁과 협력이 병행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결제 시장 관계자는 "카드사는 금융 인프라와 신용 데이터, 빅테크는 플랫폼과 이용자 기반을 강점으로 갖고 있는 만큼 양측 전략 변화에 따라 시장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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