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흥행 바통을 넘겨받은 주자는 2일 개봉한 '끝장수사'다. 시리즈 '그리드'와 '지배종'을 통해 치밀한 미장센과 긴장감 넘치는 연출력을 인정받은 박철환 감독의 첫 영화 연출작으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삼아 극적 리얼리티를 극대화했다. 영화는 한때 광역수사대의 에이스였으나 담당하는 사건마다 예기치 못한 변수를 만나며 진급과 강등을 반복하다 결국 촌구석으로 밀려난 '언럭키' 베테랑 형사 재혁에게 찾아온 인생 마지막 기회를 그린다.
'베테랑', '더 킹', '안시성', '1947 보스톤'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독보적인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준 배우 배성우가 이번에는 수사도 인생도 꼬일 대로 꼬여버린 재혁의 고단함을 특유의 생활 밀착형 연기로 실감 나게 그려내며 극의 중심을 잡는다. 재혁의 파트너로 등장하는 중호는 '좋아하면 울리는', '사랑의 이해' 등을 통해 글로벌 팬덤을 확보한 정가람이 연기한다. 막강한 재력과 외모, 명석한 두뇌를 갖춘 재벌 3세 인플루언서로 네티즌과의 내기로 경찰 시험에 수석 합격한 뒤 첫 출근부터 스포츠카를 몰고 나타나는 독특한 성격의 인물. 적당히 감과 운으로 움직이는 사수 재혁과 사사건건 부딪치며 팽팽한 텐션을 만들어낸다.
제대로 폼 나게 수사하고 싶은 중호와 꼬일 대로 꼬인 재혁의 이른바 '혐관(혐오하는 관계) 케미'는 자칫 무거울 수 있는 범죄 수사물에 유쾌한 활력을 불어넣는다. 여기에 이솜, 조한철, 윤경호 등 연기파 배우들이 가세해 완성한 탄탄한 앙상블은 '하나의 사건, 두 명의 용의자'라는 상황 속에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반전의 재미를 선사한다.
배우진의 면면도 화려하다. 4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호러퀸' 김혜윤은 수인 역을 맡아 극한의 상황 속에서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감정을 현실감 있게 그려낸다. 2026년 가장 주목받는 배우이자 첫 상업 영화 주연에 도전하는 기태 역의 이종원,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김준한, 김영성, 오동민과 '요즘 대세' 윤재찬, 장다아가 합류해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특히 '살목지'는 360도 파노라마 카메라와 모션 디텍터를 활용한 실험적인 촬영 기법을 도입해 스크린X와 4DX 관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시야를 가득 채운 화면과 생생한 사운드는 관객들로 하여금 마치 살목지 현장에 고립된 촬영팀의 일원이 된 듯한 압도적인 몰입감을 제공하며 극장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몰입형 공포'의 정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4월의 대미를 장식할 작품은 15일 개봉하는 '내 이름은'이다. 한국 영화계의 거장 정지영 감독이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에 초청되어 세계적인 극찬을 받은 뒤 국내 관객에게 선보이는 야심작이다. 영화는 촌스러운 이름을 지우고 싶은 18세 소년 영옥과 1949년 제주라는 아픈 역사의 페이지 속에 78년 전의 비밀을 묻어둔 어머니 정순의 여정을 쫓는다. 평화로운 제주 풍광 이면에 가슴 깊이 묻어두었던 슬픈 약속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며, 가장 아픈 상처에서 찬란한 진실로 나아가는 두 세대의 뭉클한 서사를 그려냈다. 명품 배우 염혜란은 어머니 정순 역을 맡아 스크린을 압도하는 처절한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관객들의 선택지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배우들의 새로운 도전과 유쾌한 변신이 담긴 신작들이 4월 내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먼저 충무로가 주목하는 청춘 배우 장동윤의 감독 데뷔작 '누룩'과, 배우 정우가 메가폰을 잡고 직접 주연까지 맡은 '짱구'는 '배우 출신 감독'들이 보여줄 신선한 시선으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유쾌한 웃음으로 극장가 분위기를 반전시킬 코미디 영화들도 대기 중이다. 오대환·오윤아의 찰진 호흡이 기대되는 '미스매치'와 채원빈·한선화가 뭉친 '소녀심판'은 가벼운 마음으로 극장을 찾을 관객들을 위한 확실한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장르의 다양성과 탄탄한 연기력, 그리고 시대의 아픔을 보듬는 거장의 시선까지 갖춘 4월의 라인업은 봄바람과 함께 극장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왕과 사는 남자'가 지핀 흥행의 불꽃이 4월의 신작들을 통해 한국 영화의 새로운 도약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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