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의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매기 강·크리스 애플한스 감독을 비롯해 작곡가 이재(EJAE), IDO(이유한·곽중규·남희동)가 참석해 수상의 기쁨을 나눴다.
'케데헌'은 지난해 6월 공개 이후 제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 제68회 그래미 어워드 OST상까지 주요 시상식을 휩쓸었고 이번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매기 강 감독은 "어릴 때 보았던 애니메이션들은 '뮬란'처럼 중국 문화 혹은 일본 애니메이션을 통해 봤는데 한국 문화를 담은 작품은 본 적이 없었다. 그런 영화를 한국에 주고 싶었다. 저에게도 필요했지만 모든 한국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우리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인데 우리만의 프로젝트가 없다고 느껴져서 그런 걸 만들고 싶었다"고 작품의 시작점을 돌이켰다.
이재 역시 "반은 한국, 반은 미국에서 살았는데 어릴 때 미국에 저같은 아시아인이 없었다. 당시에 저는 K-팝을 굉장히 좋아했다. 지오디와 H.O.T.를 좋아했지만 미국에서는 놀림 받은 적이 있다. 한국에 와서 연습생 생활을 하며 K-팝 음악을 작업했지만 전세계에 퍼질 줄은 몰랐다. 어릴 때는 놀림을 당했었는데 오스카 무대에서 K-팝을 부를 때 감독, 배우, 스태프들이 응원하는 걸 보며 '영원히 깨질 수 없는'이라는 ('골든'의) 가사가 와닿고 눈물 났다. 참 자랑스럽더라"고 털어놨다.
뭉클했던 오스카 축하 무대에 관련한 비하인드도 밝혔다. 앞서 '케데헌' 팀은 시상식 오프닝 무대에서 갓을 쓴 저승사자 댄서들과 우아한 한복 차림의 무용수들을 등장시켜 시각적인 압도감을 선사하며 화제를 모았다. 특히 두 명의 소리꾼이 한국어 가사로 판소리를 열창하는 '헌터스 만트라(Hunters Mantra)'로 시작해 헌트릭스의 '골든(Golden)'으로 이어지는 드라마틱한 연출은 글로벌 팬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이재는 "리허설 때 '골든' 전에 국악과 판소리로 무대가 꾸며진다는 걸 알고 있었다. '골든' 무대 앞두고는 보지 못했고 모든 행사가 끝난 뒤 ('헌터스 만트라'를) 보고 정말 많이 울었다. 레이 아미, 오드리 누나는 미국에서 자라 한국 문화를 많이 몰랐다. '드디어 이런 큰 자리에 우리나라 판소리를 할 수 있다는 게 한국인으로서 참 자랑스럽다는 생각을 했다. 만족스럽고 감동적이었다"며 "너무 떨려 객석을 안 봤는데 나중에 영상을 보니 디카프리오와 엠마 스톤이 응원봉을 들고 무대를 즐기더라. 정말 신기했다. 이럴 줄은 몰랐다. '이게 K의 힘이구나' 느꼈다"고 말해 현장의 눈길을 끌었다.
아카데미 시상식 당시의 유쾌한 비하인드도 공개됐다. 시상식 무대에서 누가 소감을 밝힐지 '가위바위보'로 정했다는 것.
곽중규는 "저희는 모든 일을 공평하게 가위바위보로 정한다. 완전 한국식이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가는 것도 오스카에서 수상소감을 말하는 것도 가위바위보로 정해 이유한이 무대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당시 시간 제한으로 소감을 다 전하지 못했던 아쉬움도 달랬다. 이유한은 "모두의 가족들과 더블랙레이블 PD님들 우리 멤버들 수고했다 축하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짧은 이야기였는데 무대에서 하지 못해서 아쉬웠다. 하지만 영광스러웠던 순간인 만큼 참 즐거웠다"고 전했다.
남희동 역시 "우리 모두 상의 해서 나온 이야기고 못다한 이야기는 없다. 저는 뒤에서 구경하는 입장으로 모든 이벤트가 즐거웠다. 단상 위에서 배우들을 구경하는 일, 예상치 못한 일을 포함하여 모두 즐거웠고 영광이었다"고 덧붙였다.
또 이날 간담회에서는 '케데헌'의 속편이 언급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매기 강 감독은 "아직 비밀로 하고 싶다. 스포일러 하나 없이 보여드리고 싶다. 큰 아이디어는 잡고 있지만 세부적인 부분은 모르겠다. 이 영화도 첫 영화처럼 크리스 감독님과 제가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들 거다. 1편보다 더 크고 이벤트 많은 영화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크리스 애플한스 감독은 "우리 영화와 팬들의 관계는 특별하다. 팬들이 우리 영화를 찾아내주었고 발견했고 전 세계에 소개해줬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팬들은 시작부터 함께한 가족 같다. 그러다 보니 2편을 작업한다면 1편을 그대로 가져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게 '반복'이 아니라 팬들을 놀라게 하고 예상을 뒤엎고 한계를 확장한다는 의미다. 이것의 모든 저변에는 '한국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토리든 문화든 신화적인 부분이든 '한국됨'을 기반으로 해서 이야기를 만들고 새로운 규칙을 깨나가는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저는 저의 가족, 아내의 일원으로 살아온지 20년이 됐다. 아내의 삶을 이해하며 한국인의 삶을 알게 됐다. 그게 공부, 관찰을 해서가 아니고 그의 일부가 되어 살아가면서 알게 된 거다. 한국인이 어떻게 사랑 표현하는지 고통 감내하는지에 대해서 지켜보고 살아오며 놀라움을 겪었다. 제 삶의 절반 이상을 한국인의 표현방식과 살아왔다고 생각해서 한국됨을 배우고 알아왔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속편의 규모감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크리스 감독은 "넷플릭스가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었고 다음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열의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필름 감독들로서 우리에게 주어진 예산 집행에 책임감 가지게 된다. 글 쓸 때 세계관이나 캐릭터를 디자인하고 써내려갈 때 '가장 멋진 볼거리를 제공하겠다'는 마음으로 작업한다. 주어진 예산을 '박스'라고 본다면 그 박스가 커지는 건 의미가 있을 거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그 안에 담긴 이야기라고 본다. 그게 기반이 되어야 볼거리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전했다.
한편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케이팝 슈퍼스타인 '루미', '미라', '조이'가 화려한 무대 뒤 세상을 지키는 숨은 영웅으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담은 액션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지난해 6월 공개돼 넷플릭스 영화 시청시간 역대 1위에 올랐고 공개 이후 91일간 조회수 3억2510만회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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