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정세의 긴박화에 따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 인접국들의 에너지 안보가 위협받고 있다. 에너지 해상 수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로 인해 각국의 관련 기업들이 분쟁 등으로 판매처에 대한 공급 의무를 면제받는 '불가항력(Force Majeure)' 조항을 선언하고 생산 조정에 나서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석유 비축량이 한정적인 국가들은 대체 조달처 확보에 나섰으며 소비 제한책도 발표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 바흐릴 라하달리아 장관은 3일 "저장 시설이 한정되어 있어 우리나라의 석유 비축량은 최대 약 25일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250일분 이상을 확보하고 있는 일본에 비해 부족한 수준으로 저장 시설 증설과 미국 등 대체 조달처 확보를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인도네시아 석유화학 대기업 찬드라 아스리 퍼시픽은 NNA와의 인터뷰에서 "거래처에 불가항력을 통지했다"고 설명했다. 각 부문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예방 조치에 착수했으며 그 일환으로 석화 플랜트의 가동률을 조정하고 있다. 이란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고객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주변 아시아 국가들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베트남 국영 에너지 기업인 페트로베트남 산하 페트로베트남가스의 자회사인 PV 가스 트레이딩은 지난 2일 중동으로부터의 액화석유가스(LPG) 조달이 어려워짐에 따라 10일 이후의 공급 물량을 확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인도의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업체인 페트로넷 LNG 또한 3일 인도의 국영 석유·가스 3사에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석유 등의 공급 부족과 가격 급등이 지속될 경우 각 산업과 소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각국이 예방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태국의 아누틴 총리는 3일 '연료 가격 동결과 석유 제품 수출 금지'를 포함한 4대 핵심 대응책인 '타일랜드 퍼스트(Thailand First)'를 발표했다. 수출 금지를 통해 국내 소비 물량을 확보하는 동시에, 15일간 예정된 가격 동결로 사재기 등의 혼란을 방지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미얀마 군사정권은 3일 차량 번호판의 앞자리에 따른 교통 규제를 7일부터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대상은 자가용과 상용차이며, 번호가 홀수면 홀수 날에, 짝수면 짝수 날에만 도로 주행이 가능하도록 제한할 방침이다.
미얀마는 2021년 2월 군부 쿠데타 이후 경제 위기가 심화되었으며,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한 수입 제한 조치 등으로 인해 가솔린 공급 부족 사태가 산발적으로 발생해 왔다. 특히 3~5월은 가장 더운 시기로, 전력 확보를 위해 발전기를 돌려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연료 부족이 추가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 최대 도시 양곤의 한 주민은 NNA에 "아직 교통 규제는 시작되지 않았고 정전도 그리 심하지 않지만, 앞날이 걱정된다"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