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남방 순행길] 중동 리스크 '동병상련'···에너지 동맹 강화 나선다

  • 李 대통령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공동 과제"

  • SK·삼성물산, 인도 현지 에너지 기업과 협력 주력

  • LG·현대차, 베트남 내 ESS 사업 추진

2023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에서 현대차·기아 및 경쟁사 전기차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현대차
2023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에서 현대차·기아와 경쟁사 전기차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현대차]
 
이재명 대통령이 5박 6일간 인도·베트남 순방에 나선 가운데 4대 그룹 총수를 비롯한 대규모 경제사절단과 손잡고 중동 리스크에 대응할 '남방 에너지 벨트' 구축과 에너지 동맹 강화에 민관이 역량을 총결집한다.
 
20일 정부와 재계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인도 매체와 인터뷰하면서 "한국과 인도 모두 원유·가스 등 에너지 수급 중 상당 부분을 중동 지역에 의존하고 있다"며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를 공동으로 모색하는 일도 양국이 힘을 합쳐 해결해야 할 공동 과제"라고 강조했다.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이 국내 산업의 혈관인 원유와 나프타 수급체계를 뒤흔드는 상황에서 인도와 베트남을 핵심 거점으로 삼아 에너지 공급망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에 맞춰 이번 순방에 동행한 주요 기업들은 미래 에너지 기술의 현지화를 통해 정부의 에너지 안보 구상을 뒷받침하고 현지 시장 선점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 체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 진두지휘 아래 탄소 포집·저장(CCS) 및 수소 에너지 기술을 인도의 방대한 산업 인프라와 결합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 역시 인도 현지 기업들과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베트남에서는 LG와 현대차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베트남은 '8차 국가전력개발계획'을 통해 재생에너지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이려 하고 있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의 실용주의 경영 철학에 발맞춰 고효율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스마트 그리드 기술을 베트남 산업단지에 이식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는 전력 수급이 불안정한 베트남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국내 기업의 에너지 솔루션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윈윈' 전략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전기차를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에너지 이동 플랫폼'으로 정의하며 남방 시장을 공략한다. 인도는 2030년까지 전기차 비중을 3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현대차는 현지 충전 인프라 구축은 물론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을 통해 인도의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에 핵심 파트너로 참여할 예정이다.
 
여기에 두산에너빌리티 등 에너지 기업들은 베트남의 노후 화력발전소를 암모니아 혼소 발전으로 전환하거나 차세대 원전으로 불리는 소형모듈원전(SMR) 도입을 위한 기술 협력을 타진하고 있다. 이는 중동발 화석 연료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 작업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순방은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와 탄소중립이라는 공동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도화된 협력"이라며 "중동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대체 에너지 루트를 확보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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