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반복된다는 점이다. 익명 계정, 해외 플랫폼, 짧은 영상 알고리즘이 결합하면 자극적 콘텐츠는 순식간에 퍼진다. 삭제되더라도 이미 캡처와 재업로드로 확산된다. 논란은 소모되고, 책임은 흐려진다.
현행법의 한계도 분명하다. 사자(死者)에 대한 모욕은 처벌이 어렵고, 사자명예훼손은 허위사실에 한해 성립한다. 악의적 조롱과 역사 왜곡이 처벌의 문턱을 비켜가는 구조다. 법의 공백이 반복을 부른다.
그러나 법의 미비가 방치의 이유가 될 수는 없다. 표현의 자유는 타인의 인격과 공동체의 가치 위에 군림하는 절대권이 아니다. 민주사회는 자유와 책임을 함께 묶는다. 역사적 인물에 대한 비판과 연구는 가능하다. 하지만 조롱과 혐오는 다르다. 특히 국권 회복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인물들에 대한 왜곡과 모욕은 단순한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공적 기억에 대한 공격이다.
대응은 세 갈래로 가야 한다. 첫째, 법제 정비다. 사자 모욕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 장치를 재검토하고, AI 합성물의 악의적 유포에 대한 가중 처벌 규정을 명확히 해야 한다.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고의성과 악의성이 입증되는 경우에 한해 엄정 대응하는 정교한 입법이 필요하다.
둘째, 플랫폼 책임 강화다. 알고리즘이 혐오와 조롱을 증폭시키지 않도록 투명성을 높이고, 신고 즉시 노출을 차단하는 '선 차단 후 심사' 체계를 확대해야 한다. 기술이 문제를 낳았다면, 기술로 통제 장치를 세워야 한다.
셋째, 시민의식과 교육이다. 역사 인물에 대한 존중은 강요가 아니라 학습의 결과다.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해 딥페이크와 허위 콘텐츠를 식별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온라인 공간에서의 언어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
온라인 공간의 무책임을 바로잡는 일, AI 시대의 새로운 왜곡에 대비하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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