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값 급등에 스마트폰 판도 흔들… 애플·삼성 양강체제 강화되나

  • D램·낸드 가격 두 자릿수 이상 상승… 출하량 감소 전망

  • 프리미엄·수직계열화 장점 발휘… 中 업체는 수익성 압박

갤럭시S26 울트라 스카이 블루 모델 렌더링 사진에반 블라스 evleaks
갤럭시S26 울트라 스카이 블루 모델 렌더링 [사진=에반 블라스 @evleaks]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산업의 균형추가 다시 움직이고 있다. 원가 부담이 커지는 국면에서 애플과 삼성전자의 양강 체제가 한층 공고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15일 업계와 시장조사업체 자료를 종합하면 올해 초 모바일용 D램 평균 거래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70% 이상 상승했다. 스마트폰에 쓰이는 낸드플래시 가격도 1년 새 두 배 이상 뛴 것으로 파악된다.

배경에는 인공지능(AI) 확산이 자리하고 있다. AI 서버와 고성능 디바이스 수요가 폭증하면서 메모리 공급이 빠듯해졌고, 그 여파가 모바일 부문까지 번졌다는 분석이다. 과거 스마트폰 제조 원가에서 10% 안팎이던 메모리 비중은 최근 20%를 웃도는 수준으로 높아진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에는 온디바이스 AI 기능 확산으로 스마트폰 한 대당 탑재되는 D램 용량 자체도 늘어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2분기까지 메모리 가격이 추가로 오를 경우 완제품 원가가 8~10%가량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부 제조사는 부품 단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사양 조정이나 원가 절감 전략을 병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비용 압박은 출하량 전망에도 반영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10% 감소한 11억대 초반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역시 역성장을 예상하며 주요 중국 제조사의 생산 조정 가능성을 제기했다.

브랜드별 영향은 상이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판매 1위 업체이자 주요 메모리 공급사라는 점에서 구조적 이점을 지닌다. 수직계열화를 통해 부품 조달 리스크를 일부 흡수할 수 있어 타 브랜드 대비 충격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다.

애플은 고가 모델 비중이 높아 비용 상승을 가격 정책에 반영하기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견고한 충성 고객층과 프리미엄 이미지도 수익성 방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에는 자체 설계 칩과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강화하며 고부가 전략을 더욱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는 공급자이기도 해 내부 조달을 통해 가격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부품 수급이 불안정해질 경우에도 일정 수준의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생산 계획을 유연하게 조정할 여지가 크다. 애플 역시 대규모 선구매 계약과 협상력을 바탕으로 원가 인상 폭을 일정 부분 흡수할 수 있는 구조다.

여기에 평균판매가격(ASP)이 높은 프리미엄 중심 전략은 부품 단가 상승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거나 마진으로 흡수할 수 있는 완충 장치로 작용한다. 반면 중저가 위주의 중국 브랜드는 메모리 조달 가격 상승이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경쟁 구도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보급형 라인업에 무게를 둔 중국 업체들은 수익성 압박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가격 민감도가 높은 신흥 시장 의존도가 높아 판매가 인상이 쉽지 않은 구조이기 때문이다. 샤오미, 비보, 오포, 아너 등은 이미 경쟁 심화와 내수 둔화라는 이중 부담을 안고 있다. 여기에 화웨이의 재도약까지 더해지며 시장 환경은 더욱 치열해졌다.

시장 성숙도 역시 변수다.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혁신 체감도가 낮아지면서 전반적인 수요가 둔화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폴더블폰, AI 특화 기능 등 차별화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단기간에 수요를 폭발적으로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은 애플이 20%로 선두를 차지했고, 삼성전자가 19%로 뒤를 이었다. 샤오미는 13%, 비보와 오포는 각각 8% 수준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메모리 가격 상승이 단기 변수에 그치지 않을 경우 중저가 중심의 경쟁 구도가 재편될 수 있다"며 "공급 축소와 비용 상승이 맞물리면서 시장 집중도가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애플과 삼성전자의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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