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맹공에 서울 아파트 매물 증가세…설 이후 집값 향방은

서울 도심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도심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3개월 앞두고 강경 발언을 연일 내놓고 있는 가운데, 서울 부동산 시장에 절세 매물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다만 중과 유예 시점까지 다주택자 매도세가 이어질 수 있지만, 서울·수도권의 공급 부족과 실수요 흡수로 가격 급락보다는 상승폭 둔화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물량은 6만3745건으로, 지난달 23일(5만6219건)에 비해 약 13.3%가 늘었다. 정부 발표 이후 다주택자들이 절세 매물을 내놓기 시작한 여파다. 최근에는 노원·도봉·강북 등 중저가 단지가 밀집 지역으로도 매물 증가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4월 중순까지 매물이 점진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임대차 시장 불안과 실수요로 출회 물량에도 지역 별로 실제 매물 증가세는 상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예정대로 5월 9일 종료할 방침이다. 세입자가 있는 주택의 경우, 실거주 의무를 제한적으로 완화하는 보완책도 함께 시행한다. 조정대상지역 중 기존 지역은 5월 9일 이전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일로부터 4개월 이내 잔금을 치르면 중과세를 적용하지 않는다. 신규 조정대상지역은 계약일로부터 6개월 이내 잔금 조건이 적용된다.
 
다만 집값 안정에 있어서 매물 출회가 주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의 2월 둘째 주(9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상승률은 0.22%로 전주보다 0.05%포인트 하락했다. 2주 연속 상승폭이 둔화됐지만 상승세 자체는 53주째 지속 중이다.
 
특히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서울 외곽의 상승률이 두드러지고 있다. 25개 자치구 중 관악구가 0.40%로 상승세가 가장 가팔랐고 구로구(0.36%), 성동구(0.34%), 영등포구(0.32%), 동대문구(0.29%), 노원구(0.28%), 강서구(0.28%), 마포구(0.28%)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서초구는 0.13%, 강남구는 0.02%, 송파구는 0.09%에 그쳤다.
 
6·27 대책과 10·15 대책 등으로 부동산 규제 수위가 오른 가운데 실수요 중심의 시장 구조로 재편된 영향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이 6억원까지 나오는 아파트 가격 한도인 ‘15억원’에 맞춰, 중저가 아파트들의 키맞추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가격이 실질적으로 하락하려면 매물이 지속적으로 쌓이는 가운데 이를 소화할 매수자가 없어야 하는데, 현재 무주택 실수요자의 대기 수요가 상당히 두터워 매물을 흡수하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주택자들이 급매로 내놓더라도 호가를 크게 낮추기보다는 중과 회피를 위한 적정 가격 수준에서의 거래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아 대규모 가격 조정보다는 거래량 증가와 가격 상승세 둔화가 병행되는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규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매수 심리를 동시에 위축시키면서, 거래량 급감과 가격 보합·완만한 상승이 공존하는 교착 상태가 형성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양 전문위원은 “향후 시장 방향은 보유세 강화 여부, 금리 흐름, 공급 변수의 조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보유세 인상과 금리 반등 시 일시적 가격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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