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실적 호조에도 시간 외 거래서 주가 3%↓..."성장세 둔화 vs 여전히 강력"

  • 2분기 실적 호조 불구 "中 매출 회복 불투명" 탓에 3분기 전망 엇갈려

엔비디아 로고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엔비디아 로고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의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성장세에 대한 전망은 엇갈렸다. 2년간 급성장한 엔비디아가 이번 실적에서 다소 둔화된 흐름을 보였다는 지적이 나오는 한편, 여전히 글로벌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가 강력하다는 평가도 제기됐다.
 
27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발표된 엔비디아의 2026회계연도 2분기(5~7월) 실적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2분기 매출은 467억4000만 달러(65조1555억원), 주당순이익(EPS)은 1.05달러(1463원)를 기록해 각각 월가 예상치 460억6000만 달러와 주당 순이익 1.01달러를 소폭 상회했다.
 
아울러 엔비디아는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531억4000만 달러도 넘어선 것이지만, 600억 달러 수준을 기대했던 일부 전문가들의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이다.
 
이에 실적 발표 직후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3% 이상 하락했다. 시장 기대감이 높았던 탓에 실망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번 분기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은 56%로, AI 열풍이 본격화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주력 부문인 데이터센터(GPU 포함) 매출은 411억 달러로 예상치 413억 달러를 밑돌았다.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지난 2년간의 폭발적인 AI 투자 호황 이후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음을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전망은 AI 시스템 투자가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더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조사기관 e마케터 애널리스트 제이콥 본은 “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업체들이 AI 응용 프로그램의 단기 수익성을 확신하기 어렵다면 투자 속도를 다소 늦출 수 있다는 신호가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다른 일각에서는 엔비디아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고, 사상 최고 매출 기록을 이어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엔비디아가 “중국 판매 차질에도 매출이 기록을 경신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엔비디아가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여전히 강력하다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월가와 전 세계 투자자들의 불안을 완화했다”고 평가했다.
 
S&P 글로벌의 멜리사 오토 연구 책임자는 “AI 열풍이 계속될 것인가, 아니면 둔화할 것인가가 관건이었다”며 "만약 엔비디아가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면 그것은 '시장을 흔드는 수류탄'이 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AI주 버블'을 시사한 가운데 AI 주식들에 대한 우려는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 중국 시장에서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엔비디아의 리스크로 남아 있다. 엔비디아는 한때 중국용 H20 칩 수출이 제한되며 매출 전망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 이후 7월 트럼프 행정부가 수출 재개를 승인했으나 실제 승인 절차는 지연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중국 수출 허가 조건으로 중국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할 것을 요구받았으며 중국 정부는 반대로 국가 안보를 이유로 미국 기술 의존도를 줄이라고 지시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콜레크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미국 정부의 수출 허가 지연으로 중국 판매가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만약 수출이 재개된다면 3분기에 최대 5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지만 현실화 여부는 미지수다.
 
WSJ도 “엔비디아의 중국 사업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중국 정부가 고객들에게 H20 칩 구매를 자제하라고 권고했고 엔비디아는 H20 생산을 중단했다”며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 전용 블랙웰 칩 수정 버전을 준비 중이지만, 판매를 위해서는 정부 승인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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