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 통합 스타트] 금융위, 석화기업 채권은행 소집…"자구노력 있어야 지원"

  • 금융권 익스포저 30조원대…협약 맺어 공동 대응할 듯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석유화학산업 사업재편 진행상황 관계장관 현안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구윤철 부총리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남동일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사진기획재정부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석유화학산업 사업재편 진행 상황 관계장관 현안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구윤철 부총리,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남동일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사진=기획재정부]

정부가 글로벌 공급과잉과 경쟁력 약화로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산업에 대한 구조개편 방침을 밝힘에 따라 금융당국이 주요 채권은행 등을 소집한다. 석유화학 기업들의 사업 재편과 자구 노력을 조건으로 공동 금융 지원에 나서는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21일 '석유화학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금융권 간담회'를 열고 석유화학업계 금융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간담회에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과 국책은행(산업은행·수출입은행·IBK기업은행), 금융 공공기관(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무역보험공사·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이 참석한다.

이는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 방안을 발표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 후속 조치 일환이다. 산경장 회의에서 업계의 자발적인 자구노력이 있어야만 정부의 맞춤형 지원이 있다는 원칙을 제시한 만큼 금융권 간담회에서는 석유화학 구조개편 방안을 설명하고 채권금융기관에 지원 협조를 요청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는 채권금융기관과 함께 석유화학 기업들의 자금 수요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재무 상황과 자구노력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만기 연장과 함께 이자 유예, 신규 대출 등과 같은 다양한 지원 방안을 놓고 협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세부 방안은 업계가 설비 감축이나 통합 등 구조조정 의지를 먼저 보인 후 구체화될 전망이다.

현재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에 대한 금융권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30조원대로 추정된다. 단일 산업 기준으로 상당히 큰 규모며 시장성 차입과 은행권 대출이 약 절반씩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채무 상황도 악화되고 있다. 5대 은행이 롯데케미칼·여천NCC 등 6개사에 내어준 대출 중 만기 3개월 이하 규모는 1조8367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들은 석화산업 대출을 줄이는 한편 언제든지 대출을 회수할 수 있도록 만기를 3개월 이하로 짧게 부여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당장 대손 우려는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지만 부실이 동시다발로 발생하면 건전성에 작지 않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노출액 규모가 은행 자산 대비 크지 않아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단기 자금에 의존하는 기업 구조를 개선하지 못하면 은행권 건전성 부담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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