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환율 카드' 가능성 낮지만, 수출 충격 대비 필요

  • 무협, '트럼프 2기 달러 약세 시나리오 점검 및 영향 분석' 보고서 발간

  • 달러 약세 유도 美 '마러라고 합의' 실현 가능성 제한적이지만 주의 필요

  • 원·달러 환율 10% 하락 시 수출 0.25% 감소, 수입 1.31% 증가...생산비용은 3% 감소

한국무역협회 사진아주경제 DB
한국무역협회 [사진=아주경제 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국가별로 새로운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가운데, 환율이 다음 의제로 부상할 수 있어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3일 발표한 '트럼프 2기 달러 약세 시나리오 점검 및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 및 제조업 부흥을 위해 고율 관세와 함께 달러 약세 유도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 임시 이사로 지명한 스티븐 미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의 '마러라고 합의(Mar-a-Lago Accord)' 구상과 같이 미국이 관세 협상과 환율 협정을 연계해 달러화 가치 하락을 유도할 경우, 원·달러 환율 하락이 현실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보고서는 마러라고 합의가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각국의 통화가치 절상은 수출경쟁력 약화와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어 중국·EU 등 주요국이 이에 공조할 유인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무역정책은 정책 신뢰도를 저하시켜 통화 협정에 대한 합의 도출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마러라고 합의 또는 주요국 통화 절상을 요구할 경우,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우리 수출입에 영향은 불가피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하면 수출액은 0.25% 감소하고, 수입액은 1.3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기업은 원화 수익성 방어를 위해 달러 기준 수출가격을 인상해야하는 유인이 크지만, 이 경우 수출물량이 더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수입의 경우 원화 환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입물량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편, 환율 하락은 원자재 수입단가를 낮춰 생산비용 절감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 10% 하락 시 생산비용은 평균 3.0% 감소했으며 제조업(4.4%)을 중심으로 절감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특히, 석탄·석유제품(7.2%), 1차 금속제품(6.0%) 등 원자재 수입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절감 효과가 두드러졌다.

또한 보고서는 환율의 수준 뿐 아니라 변동성에도 주목했다. 환율 변동성이 1%p 확대될 경우 수출물량은 1.54%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변동성이 커지면 불확실성으로 수출기업의 계약체결이 지연되고, 환헤지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되어 수출물량이 축소되기 때문이다.

양지원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마러라고 합의가 아니더라도 관세 영향 최소화를 위한 주요국의 통화가치 절하를 막기 위해 미국이 통화 강세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환율 하락에 대비해 통화스와프 확대 등 외환시장 안정장치를 강화하고 수출기업의 환리스크 관리를 지원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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