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동 전쟁으로 인해 유가가 치솟으면서 '오토바이의 나라' 베트남 주요 도시의 교통 패턴에 근본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개인 차량 이용이 줄고 대중교통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도시 이동 문화의 구조적 전환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4일(현지시간) 베트남 매체 청년신문이 호찌민시 대중교통관리센터 통계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호찌민시 버스와 지하철 이용객은 하루 평균 약 34만 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전월 대비 35%, 전년 동월 대비 12% 늘어난 수치다. 이러한 증가는 유가 상승과 친환경 교통 확산 정책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로 최근 호찌민시 도심 도로는 이례적으로 한산해졌다. 레 러이, 함 응이, 똔득탕 등 주요 도로를 비롯해 파스퇴르와 남 끼 꺼이 응이어 도로 등 상습 정체 구간에서도 출퇴근 시간 교통 혼잡이 크게 줄었으며 매연과 소음도 감소했다.
특히 메트로(지하철)와 전기버스의 결합은 시민들의 이동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벤탄 메트로역을 이용하는 한 시민은 예전에는 매일 아침 디엔비엔푸 도로가 교통정체가 심해서 집에서부터 회사까지 가는 데 거의 1시간이 걸렸지만, 이제는 메트로 1호선과 집 앞까지 연결되는 전기버스를 이용하면서 오토바이를 완전히 포기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심지어 이동 시간은 15분으로 줄었고 신문을 읽을 여유도 생기고 날씨나 교통 체증 걱정도 없어 출근이 훨씬 편해졌다고 덧붙였다.
젊은 세대의 참여는 대중교통 확산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공공 전기자전거 대여소는 벤탄 지역을 중심으로 이용객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응우옌후에 보행자 거리 일대에서는 체험과 여가를 결합한 새로운 이동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호찌민시 국립대 공대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전기자전거가 가볍고 부드러워 도심의 짧은 이동에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투득 지역의 직장인도 "공공 전기자전거를 이용해 보행자 거리와 쇼핑몰을 이동한 뒤 지하철과 연계해 목적지까지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버스와 지하철은 청년층의 주요 이동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 시민은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 에어컨이 있는 쾌적한 환경과 안정적인 이동, 합리적인 비용은 큰 장점이라며 정기권과 할인 혜택의 효과가 정말 좋다"고 강조했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대중교통의 경쟁력은 뚜렷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쩐 안 뚱 호찌민시 경제재정대학교 교수는 "오토바이 이용 비용이 월 70만~120만 동(약 4~7만원)인 반면 버스는 20만~30만 동(약 1~2만원) 수준"이라며 대중교통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유가 상승 압박, 대중교통 인프라 구축, 친환경 정책 전환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동시에 작용하는 지금이 바로 (대중교통 전환의) 황금 기회"라고 강조했다.
도시 전반에서도 대중교통에 대한 정책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호찌민시는 전용 버스 차로 도입, 정류장 개선, 환승 주차장 구축,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공공 자전거 및 전기자전거 대여소 37곳을 추가 설치해 교통 연계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수도 하노이에서도 도시철도와 전기버스 확대에 힘입어 1분기 지하철 이용객이 570만 명을 넘어섰다.
이처럼 유가 상승과 친환경 정책이 맞물리며 대중교통 이용이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베트남 주요 도시들은 지속 가능한 교통 체계 구축의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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