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남유럽 각국은 최고기온 섭씨 46도까지 치솟는 살인적인 폭염을 앞두고 비상경계에 들어갔다. 미국 동부 지역도 최근 '열돔' 현상으로 인한 때이른 폭염으로 낮 최고 기온이 40도에 육박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 시칠리아는 최고기온이 39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된 낮 시간대에 실외 노동을 금지했다. 이탈리아 북서부의 리구리아도 실외 노동 금지령을 발표했다. 이탈리아 노동조합들은 이 조치를 전국으로 확대하라고 촉구했다.
프랑스 교육부는 29일 폭염 예방 지침을 공지하며 학생과 교직원 건강 보호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각 지방자치단체에 위험에 노출된 학교를 필요에 따라 임시 폐쇄하라고 권고했다. 투르시는 교육부 차원의 공지가 내려오기 전 이미 자체적으로 30일과 내달 1일 오전 수업만 하기로 했다.
29일 AFP 통신에 따르면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에서는 28일 기온이 한때 최고 46도까지 치솟았다. 스페인 기상청은 폭염 경보를 발령하고 낮뿐만 아니라 밤에도 폭염이 계속될 수 있다면서 노인이나 만성 질환자 등 취약계층에 주의를 당부했다.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도 29일 최고기온이 42도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르투갈은 국토의 3분의 2에 대해 폭염과 산불 위험경보가 발효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이 일회성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에 따르면 올해 3월은 유럽 역사상 가장 더운 3월이었다. 지구 온난화로 폭염과 홍수, 가뭄 등 극단적인 기상현상이 더욱 자주 발생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6월 폭염이 덮친 건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는 약 열흘 전부터 열돔 현상으로 인한 폭염경보가 중서부에서 동부 연안에 이르는 지역까지 광범위하게 발령됐다. 폭염경보에 영향을 받는 인구는 1억6000만명에 달했다. 지난 24일 기준으로 동부 연안인 뉴욕과 보스턴에서 낮 최고 37도를 넘었고 워싱턴DC와 필라델피아 등 여타 동부 지역 대도시에도 최고기온이 40도에 육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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