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미 육군 창설 250주년 '아쉬웠던' 축하인사

엄효식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 사진한국국방안보포럼
엄효식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 [사진=한국국방안보포럼]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각 국가의 무관들은 자국과 연관된 대한민국 군대와 방위산업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게 고유한 임무일 것이다. 매일 언론 기사를 검색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내용을 분석하는 건 너무도 당연하다.
 
가상이지만, 지난 6월 14일 주한 미국 무관은 ‘미 육군 창설기념일’ 관련 국내 분위기에 대하여 미 국방부에 어떤 보고를 했을지 상상해본다.
 
6월 14일은 미 육군 창설 250주년 기념일이었고, 미국 전역에서 장병들과 무기체계 퍼레이드를 비롯한 다양한 축하행사가 진행됐다.

해군과 공군 해병을 비롯한 미국 국민들이 미 육군을 향해 열렬한 환호를 보냈고, 제너럴 다이내믹스 랜드시스템, L3해리스, BAE시스템 등 글로벌 방산기업들도 앞다퉈 축하 포스팅을 했다. 심지어 글로벌 최대 방산매출액 기업 록히드마틴은 축하 동영상까지 만들어서 유튜브에 올렸다.
 
개인들의 인간적 삶에 있어서도 경조사를 그냥 무시하고 지나치는 경우는 없다. 진심으로 함께 축하하고 슬퍼하는 게 슬기로운 처세가 될 수 있듯이, 국가관계에서도 다르지 않다.
 
우리의 한미동맹, 특히 미 육군과 대한민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긴밀함 그 자체이다. 1950년 6월 6·25전쟁 3년 동안 미군은 연인원 약 180만명이 멀리 태평양을 건너와 참전했는데, 대부분은 육군이었다. 그 가운데 3만여 명은 가족들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전사했다.
 
지금도 대한민국에는 약 2만8000여 명의 주한미군이 근무하고 있는데, 대부분은 육군이다. 심지어 미 2사단은 한미 연합사단으로서 한미 양국 육군이 대등한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우리 방산기업들도 다르지 않다. 소총도 제대로 만들지 못했던 과거가 있었지만, 미군 지원을 받았던 여러 무기체계 경험을 기반으로 지금 대한민국 방산은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10위권의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한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등 국내 대기업들은 미국으로의 방산수출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미국 방산시장 진입이 그렇게 호락호락해 보이진 않는다. 미국이 해군력 재건을 위해 우리의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을 선택할 것이라는 기대가 충만하지만, 아직 구체화되진 못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차기 자주포, LIG넥스원의 비궁, KAI의 고등훈련기 등 여러 방산제품들도 태평양을 건너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7년 한화그룹이 최초로 미국 육군협회 AUSA 방산전시회에 참가할 때, 현지 도착 후 가장 먼저 한 것은 한국전참전 기념비 헌화였다. 당시 4개사 대표이사와 100여 명의 전 직원들이 대한민국을 위해 목숨 바쳐 싸웠던 미군장병들과 가족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한 바 있다. 미국인들이 우리를 그렇게 바라봐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그래서 지금 아쉽게 생각되는 것은 미 육군창설 250주년 기념일 관련, 국방부와 육군 방산기업들이 마음 듬뿍 담긴 축하를 표현하지 못한 것이다.

최근 미국은 입국비자제도를 개선하면서 개인 SNS까지 확인하고 있다. 미국 방산사업에 우리 기업이 제안서를 제출할 경우 참가 기업이 SNS 등 채널을 통해 그동안 미군에 대하여 어떤 표현을 했는지 여부가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그래서 지난 6월 14일 주한 미국 무관의 국방부 보고내용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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