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중국이 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2차 고위급 무역회담을 갖고 희토류 및 반도체 등에 대한 수출통제 문의를 논의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협상은 오후 8시까지 약 6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다음날 오전 10시에 이틀째 회담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협상의 핵심 의제는 양국 간 수출통제 문제로,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완화를 조건으로 일부 기술 수출통제 완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제트기 엔진 부품, 화학 및 원자력 소재 등에 대한 수출통제 등을 해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이는 미국이 최근 중국에 부과한 기술 수출 제한 조치를 일부 완화하려는 움직임으로 중국산 희토류 공급 부족으로 인한 자국 내 산업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번 협상에는 미국 측에서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했고 중국 측에서는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가 참석했다. 로이터통신은 수출통제를 총괄하는 러트닉 장관의 참여가 이번 협상의 주요 의제가 중국의 희토류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이날 회담 이후 베선트 장관은 기자들에게 “좋은 회의였다”, 러트닉은 “유익했다”고 언급했지만 허리펑 부총리는 아무런 언급 없이 회담장을 떠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협상과 관련해 “중국은 쉽지 않다”면서도 “난 (협상팀으로부터) 좋은 보고들만 받고 있다”며 “난 우리가 매우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양국은 지난 5월 10~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90일간 서로 관세를 115% 포인트씩 대폭 낮추기로 했으며 중국은 미국이 지난 4월 초에 발표한 상호관세에 대응해 시행한 비(非)관세 조치를 해제하는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등 핵심광물 수출통제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며 중국을 겨냥해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항공기 엔진, 특정 화학물질, 원전 설비 등에 대한 수출제한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의 대(對)중국 기술 수출통제가 “차별적”이라고 반발했다.
결국 양국 정상은 지난 5일 전화통화를 거쳐 런던에서 고위급 무역 협상을 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통제 완화를 검토하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크고 강한 악수를 하는 짧은 회담이 될 것”이라며 “악수 이후 미국의 수출통제가 완화되고 중국의 희토류가 대량 공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발언이 미국이 양보를 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싯 위원장은 어떤 품목의 수출 통제가 완화될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그는 “매우 고사양의 엔비디아 제품은 아니다”라며 엔비디아 H20 칩 등의 수출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 앞에서 “지켜보겠다”며 수출통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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