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E10 바이오에탄올 휘발유 전면 도입…중동 전쟁 속 에너지 수입 감축 속도

  • 시행 일주일 소비자 불만 없어... 에탄올 자급률 25~30%는 과제

PVOIL 주유소에서 E10 바이오에탄올 연료를 판매하는 모습 사진베트남 통신사
PVOIL 주유소에서 E10 바이오에탄올 연료를 판매하는 모습 [사진=베트남 통신사]


베트남이 E10 바이오에탄올 휘발유의 전국 확대 시행에 맞춰 공급 안정과 가격 관리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중동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수입 연료 의존도를 끌어내리는 것이 핵심 과제로 제시된다.

9일(현지 시각) 베트남 청년신문에 따르면 산업통상부 산하 국내시장관리개발국은 전날 문서 1781호에서 석유 도매상과 유통업체에 바이오연료 혼합 및 공급 관련 규정을 엄격히 지킬 것을 강조했다. 특히 소비와 생산 수요를 모두 충족시킬 만한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1차 유통업자부터 일선 소매 주유소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바이오연료 공급이 중단되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어떤 상황에서도 정상적인 판매가 이뤄질 수 있도록 충분한 재고를 유지하라는 취지다. 더불어 유통망 내부에서 공급과 이익을 합리적으로 나누면서, 시장이 흔들리지 않도록 관리하라는 지시도 함께 내려졌다.

E10은 휘발유에 바이오에탄올을 10% 섞은 연료를 가리킨다. E10의 전국 시행 이후 시장의 반응은 대체로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시장관리개발국의 응우옌 투이 히엔 부국장은 1주일간 소비자 의견을 직접 모니터링한 결과, 부정적인 반응은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품질과 차량 호환성에 대한 문의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석유 기업 페트로리멕스 역시 시행 초기에는 신중한 분위기가 감지됐지만, 관련 정보가 충분히 전달된 이후로는 점차 긍정적인 기류로 바뀌고 있으며, 별다른 사고 보고도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표챗gpt 제작
[표=챗gpt 제작]



실제 이용자들도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고 입을 모은다. 호찌민시에 사는 응우옌 민 호아 씨는 "일주일 넘게 하루 약 30km를 달려 봤지만, 차량은 정상적으로 작동했고, 속도 역시 안정적이었다"고 말했다. 도 만 꾸엉 씨 역시 2020년식 혼다 CRV에 E10을 주유한 뒤 출력 저하 같은 문제는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연비의 변화를 느낀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온다. 응우옌 짠 뚜에 씨는 오토바이에 E10을 넣어 본 뒤 연료 소모가 평소보다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처럼 리터당 490동(약 28원) 낮은 수준이 아니라 약 1500동(약 86원) 정도는 더 낮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베트남 정부는 이번 E10 전환이 외화 절감에도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베트남 관세청의 예비 통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5월 15일까지 석유 수입량은 약 430만 톤, 금액으로는 45억 달러를 넘어섰다. 유가 상승으로 인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수입액이 약 86% 늘어난 수치다. 산업통상부는 휘발유 소비량의 10%만 에탄올로 대체해도, 연간 약 7억~10억 달러의 외화를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텔라매니지먼트의 하 똔 빈 회장은 "E10은 한 해 약 7억~10억 달러를 아끼면서, 에너지 무역수지를 개선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현재 국내에서 공급되는 에탄올의 양은 전체 수요의 25~30%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바이오연료 정책의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산 에탄올 생산 능력 자체를 한층 더 키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가격 산정과 관련해서는 국가가 직접 기준가격을 공표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재무부와 손잡고, E10 RON95-Ⅲ와 E5 RON92의 기준가격을 발표하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 초안을 마련했다. 기준가격은 국제 시장의 RON95 평균 가격과 수입·운송 비용, 국내 생산 프리미엄, 연료용 에탄올 가격 등을 두루 반영해 산정될 예정이다.

RON95와 RON92는 가솔린의 옥탄가를 나타내는 표기로, 숫자가 높을수록 엔진 노킹에 강한 고급 휘발유라는 의미다. 즉 E10 RON95-Ⅲ는 RON95 옥탄가의 휘발유에 에탄올 10%를 혼합한 3급 품질의 연료, E5 RON92는 RON92 옥탄가의 휘발유에 에탄올 5%를 섞은 연료를 가리킨다.

베트남이 이처럼 에탄올을 섞은 휘발유를 본격적으로 보급하고 나선 배경에는 가파르게 늘어가는 석유 수입 부담과 탄소 배출 감축이라는 두 가지 과제가 자리한다. 베트남은 자국 내 정유 능력만으로는 전체 휘발유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해마다 막대한 외화를 들여 석유를 사들이고 있다.

여기에 국제유가의 흐름이 출렁일 때마다 무역수지가 함께 흔들리면서,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도 수입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베트남 정부가 2007년부터 바이오연료 개발 로드맵을 마련하고, 2018년에는 E5 RON92를 전국에 보급한 데 이어 이번에 한층 더 함량을 끌어올린 E10을 전면 시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카사바를 원료로 한 국산 에탄올의 활용도를 높여 농업 부가가치를 끌어올리고, 동시에 화석연료에 따른 탄소 배출까지 줄이겠다는 복합적인 정책 의도가 깔려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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