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일 희토류 압박에…美, 中에 공급 재개 요청

  • 日 조달난, 美 의료기기 공급망 리스크로 확산 우려

  • G7 정상회의서도 논의 전망… 日, 美 대중외교에 의존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의 대일 희토류 수출 제한이 일본 제조업을 넘어 미국의 의료·하이테크 공급망 리스크로 확산되자,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 측에 일본으로의 희토류 공급 재개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자기공명영상장치(MRI) 등 첨단 의료장비의 주요 생산국이어서, 중국의 대일 압박이 장기화하면 미국 내 의료기기 조달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복수의 미·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지도부에 일본향 희토류 공급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미국 측은 지난달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의 회담에서 중국의 대일 수출 제한에 우려를 표명하고, 하이테크 장비 등 세계 공급망에 악영향이 번지지 않도록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일본의 희토류 조달난에 직접 나선 것은 이 문제가 일본 제조업에 그치지 않는다고 봤기 때문이다. 일본은 첨단 의료기기와 반도체 제조장비, 전기자동차(EV) 부품 등 세계 공급망의 주요 생산 거점이다. 특히 자기공명영상장치(MRI) 등 고성능 검사장비에도 희토류 부품이 쓰이는 만큼, 일본 기업의 생산 차질이 장기화되면 미국 내 의료기기 조달 불안으로 번질 수 있다.

중국은 지난해 4월 디스프로슘과 터븀 등 희토류 7종을 수출 규제 대상에 올린 데 이어, 올해 들어 일본향 물량에 대한 심사를 강화했다. 닛케이는 앞서 8일 중국 해관총서 무역통계를 분석해 이들 7종의 대일 수출량이 올해 3월 전년 동월 대비 88%, 4월에는 82% 줄었다고 전했다. 특히 EV 모터용 고성능 자석의 핵심 원료인 디스프로슘과 터븀은 올해 1월 이후 일본 수출 실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일 양국은 지난달 18일부터 19일까지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중국의 대일 희토류 수출 제한을 의제로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서도 이 문제를 논의하고 대응책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닛케이에 밝혔다.

미·중 양국은 지난달 정상회담에서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를 목표로 하기로 합의하는 등 대립 완화를 모색하고 있다. 미·중 접근이 ‘일본 배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한편, 희토류 문제에서 일본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외교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다.

일본 정부는 희토류 조달난이 장기화할 경우 일본 기업의 중국 의존이 되레 커질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다. 2010년 센카쿠 열도 문제로 중국이 희토류의 대일 수출을 제한했을 때도 일본 자석 기업의 중국 현지 생산이 늘었고, 결과적으로 중국 업체의 기술력과 시장 영향력이 커졌다.

일본 측 대미 외교 소식통은 닛케이에 “아직 중국의 대일 압력이 완화되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미국과 계속 공조하면서 중국에 공급 재개를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측은 일본향 희토류 공급 재개 요구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반응은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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