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사빠의 핀스토리] "기준 넘기면 곤란"…은행권 건강지표 '고정 이하·BIS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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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4-06-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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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축은행 '88클럽' 대규모 탈락

  • 고정이하여신 늘면 실적도 악영향

지난 9월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사람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지표 중 하나인 체온처럼 은행권의 건전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있습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오를수록, ‘BIS자기자본비율’은 떨어질수록 은행의 건전성에 문제가 생깁니다.
 
앞서 금융계에선 ‘88클럽’ 가입 여부로 저축은행의 옥석을 가려왔습니다. 88클럽은 고정이하여신비율이 8% 이하면서 BIS자기자본비율이 8% 이상인 저축은행들을 뜻하는데요, 건전성이 양호한 저축은행의 기준으로 꼽힙니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68개 수준이었던 88클럽 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41개로 줄더니 올해 1분기 기준으로는 15개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금리 기조 아래 중‧저신용자 연체율이 치솟으면서 저축은행 업계 건전성 관리가 시급해진 상황입니다. 저축은행업계의 평균 고정이하여신은 지난해 1분기 5.11%에서 올해 1분기 10.32%로 1년 새 두 배가량 뛰었습니다. 79개 저축은행 중 46개가 고정이하여신비율 10%를 넘습니다.
 
자금 흐르지 못하고 그 자리에 '고정'…곤란한 은행들
고정이하여신이란 고정과 회수 의문, 추정 손실을 포함한 대출을 뜻합니다. 금융사 대출은 건전성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 의문 △추정 손실 등 다섯 단계로 나누어집니다.
 
고정이란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로, 위험이 발생했지만 그나마 회수 가능성이 있는 자산을 뜻합니다. 은행이 대출해 준 돈이 흐르지 못하고 한곳에 ‘고정(固定)’됐다는 의미가 담겼습니다. 회수 의문은 연체된 지 3개월 이상 12월 미만의 대출입니다. 회수를 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한 수준의 대출이죠. 추정손실은 대출이 1년 이상 연체된 것으로 손실이 거의 확실시된 상태를 뜻합니다.
 
아울러 정상은 회수에 문제가 없는 대출, 요주의는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 연체된 대출로 잠재적으로 회수 불가 위험이 있는 채권입니다.
 
고정이하여신이 늘어난다는 것은 회수가 어려운 대출이 많아진다는 뜻으로 은행 입장에서는 곤란한 일입니다. 고정이하여신 증가는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건전성 등급이 떨어질수록 은행은 해당 대출에 대해 높은 비율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게 돼 있습니다.
 
은행은 고정이하여신을 상각하거나 매각해서 손해를 확정하고 건전성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자기자본 늘수록·위험가중 자산 줄수록 'BIS비율' 개선
BIS자기자본비율을 살펴보겠습니다. BIS는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국제결제은행)의 약자입니다. BIS는 각국 중앙은행 간 협조와 국제금융 안정을 위한 자금 제공을 목적으로 주요 국가들이 공동출자해 스위스의 바젤에 설립한 국제기구입니다. 한국은행은 1996년 33번째 정회원으로 가입했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BIS자기자본비율은 BIS가 국제금융시장 안정화 등 목적으로 정한 자기자본비율입니다.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계기로 우리나라에 일반화됐죠.
 
이 비율은 은행의 자기자본에서 위험가중 자산을 나눈 방식으로 계산됩니다. 자기자본은 타인자본과 반대되는 의미로 직접적인 금융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기업이 장기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안정된 자본을 뜻합니다.
 
위험가중 자산은 은행이 빌려줬거나 투자한 자금을 위험 정도에 따라 계산해 뽑아낸 수치입니다. 위험할수록 가중치를 높게 적용합니다. 결론적으로 은행이 보유한 위험한 자산은 적을수록, 자기자본은 많을수록 BIS자기자본비율은 높아지고 건전성도 개선되는 것이죠. 
 
BIS는 BIS자기자본비율은 최소 8% 이상을 유지하도록 기준을 세워둔 상태입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자산이 1조원 이상인 저축은행에는 BIS자기자본비율 권고치 11%를 제시해뒀습니다. 1분기 기준 저축은행업계 평균 BIS자기자본비율은 14.69%로 비교적 안정적인 상황입니다.
 
한편 저축은행업계 건전성 악화에 금융감독원은 고정이하여신비율 등 지표가 높은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경영실태평가를 실시합니다. 금감원은 경영실태평가 결과 건전성이 악화할 우려가 있거나 경영상 취약부문이 있다고 판단되는 저축은행에 대해 지도·점검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필요 시 경영개선계획을 제출받거나 경영개선협약을 체결할 수도 있습니다.
 
이에 저축은행업계는 올해 상반기에만 1조원 수준의 부실채권을 정리할 계획을 세우는 등 건전성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저축은행업계는 상반기 △2차 부동산 PF 정상화 펀드 조성(5100억원) △개인 무담보·개인사업자 부실채권 매각(1360억원) △부실채권 대손상각(3000억원) 등 부실채권 정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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