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 100조 깨진 저축은행…금리 올렸지만 특판 못하는 이유

  • 저축은행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 6개월만에 3%대 복귀

  • 특판은 적어...대출 확대 여력 제한 때문·은행과 격차도 ↓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다시 연 3%대로 올라섰지만, 과거 명절마다 등장하던 고금리 특판 상품은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수신 잔액이 100조원 아래로 떨어지며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어도 가계대출 규제와 자산건전성 부담으로 공격적인 수신 확대에 나서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3.00%로 집계됐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 금리가 3%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하반기 하락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8월 연 3.00%였던 평균 금리는 9월 2.99%로 떨어진 데 이어 11월에는 2.69%까지 내려갔다. 이후 올해 들어 1월 2.92%로 반등한 뒤 최근 다시 3%선을 회복했다.

3%대 금리 상품도 빠르게 늘고 있다. 현재 저축은행권 정기예금 상품 306개 가운데 약 69%에 해당하는 210개가 연 3% 이상의 기본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3.2%대 상품도 등장하며 금리 상단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솔브레인저축은행은 온라인 전용 정기예금 상품에 연 3.25% 금리를 적용하고 있으며, 청주저축은행(3.23%), JT저축은행(3.21%), 스마트저축은행(3.21%), 스타저축은행(3.21%) 등도 3.2%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같은 금리 반등은 수신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저축은행의 총 수신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약 99조원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 수신이 100조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6개월 만이다. 한때 120조원에 육박했던 수신 규모가 감소세를 이어가며 업권 전반의 자금 조달 여건도 변화하는 모습이다.

증시로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이 100조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아진 예금 상품의 매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예금자보호 한도가 기존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확대된 점도 수신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보호 한도가 늘면서 한 번에 이동하는 자금 규모가 커졌고, 일부 고객 이탈만으로도 수신 감소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금리가 상승했음에도 과거와 같은 고금리 특판 경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통상 설이나 추석 등 명절을 앞두고 저축은행들은 자금 확보를 위해 특판 상품을 출시해 왔지만, 올해 설 명절을 앞두고는 이 같은 움직임이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는 대출 확대 여력이 제한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도 위축되면서 자금 운용처가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은 예금으로 조달한 자금을 대출로 운용해 수익을 확보하는 구조인 만큼, 대출 확대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수신만 늘릴 경우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실제 시중은행과의 금리 격차도 크지 않은 수준이다.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2.05~2.90% 수준으로, 저축은행과의 금리 차이는 과거보다 크게 축소된 상태다. 이에 따라 무리한 금리 인상을 통해 수신을 확대할 유인 역시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금리 상승이 공격적인 영업 확대보다는 기존 자금 이탈을 방어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리 조정은 신규 대출 확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 기존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대응에 가까운 수준”이라며 “대출 규제와 건전성 관리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당분간은 수신 규모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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