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 남단서 철군 뒤 "휴전 협상 진전"...향후 시나리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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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솔 기자
입력 2024-04-08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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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이로서 열린 휴전 협상 '진전' 소식..."당사자 간 기본사항 합의"

  • 7일 이스라엘군 돌연 철수...1개 여단 제외한 지상군 대다수 복귀

  • '평행선' 달리던 양측...'국제사회' 공분·전국적 반발에 협상 '급물살'

  • 휴전 후 가자 지구 관리방안 '미흡'..."현실 대변하는 계획 거의 없어"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링컨 기념관에서 열린 집회에서 사람들이 하마스 무장세력에 의해 납치된 가족 사진을 들고 있는 모습 사진AP 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링컨 기념관에서 열린 집회에서 사람들이 하마스 무장세력에 의해 납치된 가족 사진을 들고 있는 모습 [사진=A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부에서 지상군 병력을 철수한다 밝힌 지 하루 만에 가자지구 휴전 협상에서 진전이 생겼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휴전 분위기로 전환되는 가운데 향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대응 방안에 대한 여러 시나리오가 제시되고 있다. 

8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가자지구 휴전 협상에서 진전이 있었다고 이집트 국영 알 카헤라 뉴스를 인용해 보도했다. 알 카헤라 뉴스는 협상에 참여한 모든 당사자 간 기본사항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중재국인 카타르 대표단은 이틀 안에 다시 카이로에서 만나 최종 합의 조건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째 전쟁 중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앞서 카타르, 이집트, 미국 등 3국 중재 아래 카이로에서 휴전 협상을 다시 시작했다. 7일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남부에서 지상군 병력 상당수를 철수했다고 밝히면서 휴전 협상이 진전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별다른 언급 없이 1개 여단을 제외한 지상군 병력 대부분을 가자지구 남부에서 철수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방위군(IDF) 참모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전쟁은 다른 방식으로 계속될 것"이라며 강경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그간 양측은 협상조건을 두고 날 선 대립을 보여왔다. 하마스는 휴전과 인질 석방 조건으로 이스라엘군 철수와 영구 휴전 논의 등을 내걸었다. 이에 이스라엘은 하마스 소탕을 내걸고 전쟁 목표로 진행했던 터라 이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왔다. 양측은 요구사항을 타협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결국 남부 최대도시 라파에 대한 최종 공습으로 치달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던 중 이스라엘은 구호단체 차량을 오폭해 관계자를 사살하면서 국제사회 공분을 샀고,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의회 앞에서 정부 퇴진을 요구하는 전국적 시위가 벌어졌다. 이런 반발 기류를 진화하고자 협상 국면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군 철수 이후는?

하지만 지금까지 휴전 협상이 번번이 수포로 돌아갔던 것을 감안하면 휴전을 속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존 커비 백악관 전략조정소통관은 이날 미국 ABC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군의 철수에 대해 "우리가 들은 말은 그들이 지쳤고, 재정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향후 이스라엘 대응을 놓고 여러 예측이 나오고 있다. 중동 주요 매체 알자지라는 7일 "이스라엘이 향후 어떤 식으로든 가자지구에 개입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스라엘 내부의 3가지 전후 계획을 제시했다. 우선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를 온전히 제거하고 인질을 구출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의견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완전히 점령해 관리하자는 것이다. 그 밖에 가자지구 내 이슬람계 사람들을 압박해 이집트 국경을 넘어 시나이반도로 밀어내자는 견해도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스라엘 정부에서 내놓은 몇 가지 방안은 국내와 국제사회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지난 1월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가자지구 민간 관련 사안을 이스라엘과 친화적인 팔레스타인인에게 맡기자고 제안했다. 이 지역 안보는 다양한 국적의 평화유지군이 맡는다는 계획이었다. 이에 대해선 이스라엘 내각 안에서도 반발이 나왔다. 네타냐후 총리도 지난 2월 이집트와 가자지구 남부 국경을 완전히 폐쇄하고 가자지구 행정·교육을 전면 개편하는 1.5페이지 분량을 발표했으나,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미국 등 국가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알자지라는 가자지구 내 수많은 사람의 희생, 다가오는 기근 등에 대한 "가자지구 사람의 현실을 대변하는 계획은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최근에는 가자지구를 관리할 주체가 부재한 상황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 지난달 3일 가자지구 북부에선 '리더십 공백'이 생겼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이 하마스를 격퇴한 뒤 빠져나간 북부 지역에서는 정부 등 중앙기관이 부재하다. 법과 질서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할 요인이 없는 상황이다. 북부에서는 구호품을 받으려고 가자지구 난민들이 몰려들었다가 100명 이상이 압사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스라엘이 '정부 부재' 상황을 적극적으로 타개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스라엘은 북부 지역에 팔레스타인 경찰 활동이 재개하는 것을 막았고, 대체 법집행기관 창설도 연기시켰다. 가자지구 주민 민심도 서방국가와 이스라엘에 대한 반감이 커서 대안 지도자 수립이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임시 휴전 기간 여론조사 결과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에 대한 지지율은 높아졌고 서방이 선호하는 팔레스타인 지도자 마호메드 압바스에 대해선 거부 의사가 명확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중동 소재 안보 리스크 컨설팅 기관 르 벡 인터내셔널의 마이클 호로위츠 정보 책임자는 이스라엘군의 철수가 전쟁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면서도, 철수 동기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이에 "한 예로 이스라엘은 라파에 대해 새로운 공세를 가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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