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적자·대위변제액 증가·사장 공백...'3중고' 겪는 H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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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현 기자
입력 2023-05-18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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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주택도시보증공사 서울서부관리센터 악성임대인 보증이행 상담창구에서 전세보증금 사기 피해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사기 대응에 따른 대위변제액 증가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악화되는 가운데 사장 공백에 따른 리더십 부재 상황도 6개월째 이어지는 등 복합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일각에서 대위변제액 대비 저조한 회수율을 들어 재정 건전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지만, HUG는 대위변제 및 회수 시기에 시차가 있는 만큼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일축하고 있다. 

16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2021년 494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HUG는 지난해 1258억원의 영업적자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HUG가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09년( 7322억원 적자) 이후 처음이다. 부채비율도 2021년 26.6%에서 34.6%로 높아졌다. 

HUG의 실적 악화는 전세사기 여파에 따른 미반환 보증금을 대위변제한 규모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HUG가 집주인 대신 대위변제한 전세보증금은 지난 2019년 2837억원, 2020년 4415억원, 2021년 5040억원 수준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전세사기 등에 따른 보증사고 건수가 1만1726건에 달하면서지난해 대위변제액은 9241억원으로 급증했다.

문제는 올해도 대위변제액 급증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4월에 총 1만830건의 보증사고가 나면서 HUG가 대위변제한 금액이 8144억원으로 벌써 지난해 대위변제액 대비 88% 수준에 달한다. 

대위변제액이 늘어나는 사이 회수율은 낮아지고 있다. 대위변제 금액 대비 회수율은 2020년 50.1%에서 2021년 41.9%, 2022년 23.6%로 감소 중이다. HUG의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그러나 HUG는 저조한 회수율에 따른 재정건전성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위변제의 경우 보증사고가 일어나면 HUG 측에서 바로 대응하지만, 보증금 회수의 경우 보통 경매를 거쳐 회수해야 하므로 기간이 2년 정도 걸리는 편이다. 

HUG 관계자는 "대위변제를 하는 시기와 회수 하는 시기의 시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도 별도 재정이나 기금 지원 없이 자체 자금으로 대위변제금을 운영 중이기 때문에 일각에서 주장하는 재정건전성 우려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전세사기 대응으로 바쁜 상황 속에서 리더십 부재라는 고민도 이어지고 있다. HUG는 지난해 10월 권형택 사장이 사퇴한 후 6개월 넘게 사장 자리가 공석인 채로 남아있다. 지난 2월 박동영 전 대우증권 부사장이 최종 후보로 의결됐지만 돌연 사퇴한 이후 현재 사장 직무대행 체제를 통해 전세사기 문제 등 현안에 총력 대응하고 있는 실정이다. 

HUG는 지난달 사장 공모를 다시 시작했으며, 향후 정식 사장 선임까지 3~4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당초 예상보다 수장 공백이 길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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