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대사관 윤석열 보도 항의에 발끈한 환구시보 "난폭한 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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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중국)=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3-05-08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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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중대사관 항의에 "수긍하기 어렵다"

  • 계속 이어지는 尹대통령 비방 보도

  • 인민정협보 "尹은 국제정치 초짜" 비방

[사진=환구시보 사이트 갈무리면]

최근 주중 한국대사관으로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활동 관련 보도에 대해 공식 항의 서한을 받은 중국 관영매체가 8일 "난폭한 간섭"이라며 반발했다.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와 그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8일 자 사평을 통해 "이처럼 격앙된 감정과 선을 넘은 발언이 외교기구에서 나와선 안 된다"며 "난폭한 방식으로 타국 매체의 독립적 보도에 간섭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고, 항의 서한에서 지적한 관점과 지적을 수긍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사평은 "주중 한국대사관이 항의서한을 한국 매체에 공개해 여론이 들끓는 만큼, 우리는 공개적으로 대답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출범 이후 역내 안정을 해치는 미국·일본 등 국가에 영합하고, 대만 문제 등 중국의 주권이 걸린 중대한 의제에 대해 수차례 잘못된 발언을 하면서 중국 내정에 난폭하게 간섭하고, 최근엔 화력을 중국 언론에까지 겨누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 외교가 이러한 방향으로 가다가는 단순히 중·한 관계가 소원해 지거나 워싱턴·도쿄 앞에서 한국의 국격을 떨어뜨려 무시당하는 문제뿐만이 아니라, 동북아 정세 불균형을 자극·유발·가중시키거나 심지어 붕괴시킬 수 있다"며 "이는 한국이 감당할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사평은 현재 한국 외교가 국제 정치의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한·중 관계의 건전하고 성숙한 발전을 염두에 두는지 의구심이 든다고도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사평은 "우리가 진정 바라는 것은 한국의 더 설득력 있는 입증과 해명이지, ‘오해’를 가중시킬 게 뻔한 단순한 ‘항의’ 서한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사실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계열사로, 평소 국제 이슈와 관련해 민족주의를 자극하는 감정적 보도와 강경한 논조의 평론을 쏟아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 두 매체는 윤 대통령의 방미 활동과 대만 발언과 관련해 잇달아 기사와 칼럼을 게재해 “한국 외교의 국격이 산산조각 났다", "역대 한국 정부 중에서 윤석열 정부는 미국에 대한 민족적 독립의식이 가장 결여됐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이번 방미가 이를 입증했다"는 등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에 주중 한국대사관은 앞서 4일 해당 매체들에 공식 항의서한을 보내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며 부적절한 어휘를 사용해 우리 정상은 물론 역내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는 우리 정부의 외교정책을 매우 치우친 시각에서 객관적 근거도 없이 일방적으로 폄훼했다"고 지적하고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고 5일 밝혔다.

하지만 이후에도 중국 관영매체의 윤 대통령에 대한 비방 보도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일에도 중국 최고 정치 자문기관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기관지인 인민정협보가 윤 대통령의 지난달 로이터 인터뷰에서의 대만 발언을 맹비난했다. 

신문은 윤 대통령은 "검사 출신으로, 국제정치 방면에선 거의 '초짜(小白)'"라고 묘사했다. 매체는 이어 “일본과 달리 한국은 대만과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지 않은 데다가 대만을 위해 나설 내적 이유도 충분히 없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이번 대만 발언은 "아주 이상하다(好奇怪)"고도 꼬집었다.

이어 윤 대통령이 대만해협 양안관계와 남북한 문제를 비교해 전후 세계사 지식이 심각하게 부족함을 드러낸 데다가, 대만해협의 긴장 원인을 중국 대륙으로 돌려 “독립적 사고력을 가지지 못한 사람으로, 미국의 뒤에서 앵무새처럼 되뇌일 줄밖에 모른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비방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윤 대통령의 역할은 한국 대통령 역할을 잘 하는 것이고, 중국의 통일은 중국인의 일이고, 통일을 어떻게 할지는 중국이 알아서 할 일이니 신경쓰지 말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 문제에 대해 누가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는 것은 월권일 뿐이며, 그 어떤 간섭도 자기 발등을 찍는 것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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