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무풍지대, 대형·고가 아파트] 전문가들 "그들만의 리그…보통 아파트로 일반화하기엔 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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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현 기자
입력 2023-04-1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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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최근 서울 대형·고가 아파트 사이에 신고가가 나오고 거래량이 늘어나는 등 부동산 시장 불황을 역주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초대형·고가 아파트는 변수가 많고 특수성을 가진 시장인 만큼 일반 아파트 매매시장의 흐름과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경기 동향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뿐더러 일반 아파트 매매 시장을 좌우하는 금리나 중위 가격 등의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13일 초고가·대형 아파트 시장 흐름에 대해 "일반적인 아파트 매매시장의 경우 대출 규제, 금리 등의 외부 요인으로 가격이 하락했다가 규제가 풀리면 다시 오르는 게 통상적인 형태"라며 "대형 아파트와 고가 아파트는 이러한 형태를 벗어나 거래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 투자 목적이 없고 실거주 목적이 큰 곳이라 대출 금리 영향 자체를 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초고가 아파트를 구매하는 자산가들은 경기 동향보다는 본인이 살고 있는 지역의 특징과 사회적 지위 등의 연관성을 가지고 접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통 심사위원들이 심사를 볼 때 최상단과 최하단 빼고 점수 통계를 내듯이 고가 아파트도 그러한 관점에서 바라보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형 아파트 거래에 있어서도 일정 부분 규제 완화에 따른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견해도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리가 오르면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1000건 이하로 떨어졌지만, 정부의 시장 연착륙 정책으로 인해 올해부터 거래가 반등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초대형·고가 아파트 거래량의 증가 역시 서울 아파트 거래량 증가와 비례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고준석 제이에듀 투자자문 대표는 "1·3 부동산 대책 이후 대출 등 규제가 완화되면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2000건으로 증가했다"며 "전체 거래량이 늘어나면 부분집합은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비즈니스학과 교수)도 "신고가가 나온다는 것은 규제 완화 정책의 효과들이 시장에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라며 "규제가 완화되다 보니 수요자들이 초대형·고가 아파트의 투자 수익성이 높다고 판단한 듯 싶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초대형·고가 아파트의 신고가 출몰과 거래량 증가가 지역의 양극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기가 증가하면서 입지가 좋은 지역 위주로 수요가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서진형 대표는 "신고가는 수요가 있는 곳에서 일어난다. 대표적으로 강남 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 용산, 목동, 과천 이런 지역들이 신고가 특성이 있다"며 "서울 핵심지역 위주로 신고가가 나타나기 때문에 지역적으로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고준석 대표도 "규제 완화에 따른 주택 보유의 부담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정책이 어떻게 변할지 몰라 두 채보다는 똘똘한 한 채를 가지고 있는 편이 낫겠다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러한 심리로 인해 부동산 양극화가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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