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반도체의 뒷면] 국내 빅2 지난해 매출 346조···나머지 139개사 다 합쳐 36조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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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3-04-0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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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SK, 소재·장비 국산 사용 비율 낮아

  • 1분기 어닝쇼크 전망···반도체 산업 흔들

국내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SK만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반도체 산업에서 삼성·SK 매출과 영업이익 비중이 90%를 넘어가는 등 의존이 심하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경기 위축 흐름이 지속되면서 혹여 삼성·SK에 위기가 닥치면 국내 반도체 산업 전체가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4일 아주경제가 국내 유가증권·코스닥시장에서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 업종을 영위하는 상장사 143개를 대상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90%를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41개사 매출액 합계 382조8232억원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합계는 346조8530억원으로 90.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양사를 제외한 139개사 매출액은 35조9702억원으로 SK하이닉스(44조6216억원) 한 곳보다 적었다.

영업이익은 편중 현상이 더욱 심각했다. 141개사 영업이익 합계인 55조1173억원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합계는 91.05%에 이르는 50조1860억원으로 나타났다. 139개사 영업이익 합계는 4조9313억원으로 역시 SK하이닉스(6조8094억원)보다 적었다. 특히 139개사 중 27개사(19.42%)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극단적인 양극화가 나타나는 이유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소재·장비 국산 제품을 쓰는 비율이 낮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나마 소재 부문은 공급망 혼란과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에 따른 원자재 불확실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이유로 최근 국산화에 상당한 진척이 있었다. 그러나 반도체 장비는 아직도 국산화율이 20% 수준에 그쳐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난감한 상황이다. 소재와 장비 기술력이 반도체 전체 품질과 직결되는 상황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국산 제품을 활용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이 취임한 이후 국내 반도체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상생 경영을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 문제를 해결하기는 기간이 짧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같이 삼성·SK 의존도가 심각하게 높다 보니 이들 실적에 국내 반도체 산업 전체가 영향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올해 1분기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재계와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14조1200억원 대비 89.38% 줄어든 수준이다.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한다면 2009년 1분기 5903억원 이후 14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게 된다.

반도체 부문 대규모 적자가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4분기에도 수요 위축으로 인해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 영업이익은 2700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더욱 수요 위축이 심각해지면서 첫 분기부터 3조~4조원 규모 적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3조4864억원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인 2조8596억원에서 적자 전환하게 된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3000억원으로, 1분기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SK하이닉스는 1분기에 이어 2분기는 물론 3~4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반도체 산업에서 삼성·SK가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보니 이들이 흔들리면 산업 전체가 흔들리는 격"이라며 "자칫 이들이 잘못된 경영 판단을 한다면 국내 반도체 산업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와 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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