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인재' 불러들인 홍콩, 원정 출산 수단으로 악용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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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이 기자
입력 2023-02-2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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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과 중국의 육로 접경 검문소 중 하나인 록마차우 검문소가 8일 3년 만에 운영을 재개했다 [사진=연합뉴스]


홍콩이 고급 인재 유치를 위해 신설한 비자가 중국 본토 여성들의 원정 출산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이민국은 이날 '고급 인재 통행증 계획'을 통해 비자를 얻은 사람이 신고한 사유와 다른 여행 목적을 가질 경우 홍콩 입경이 불허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민국은 중국 본토에서 홍콩으로 출산을 위해 오는 여성들의 관행을 조사하고 입경 통제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SCMP는 홍콩 이민국의 경고는 일부 중국 본토 여성들이 홍콩에서 출산하기 위해 해당 비자를 이용하고 싶다고 밝히면서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훙수에서 해당 비자를 얻어 홍콩에서 출산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나오고 있다.

홍콩 정부는 지난해 12월 28일 '고급 인재 통행증 계획'을 개시했다. 이를 통해 세계 100대 대학 졸업자로 최근 5년 중 3년간 직장 경험이 있는 사람과 지난 1년간 연봉이 250만 홍콩달러(약 4억 원) 이상인 사람은 2년짜리 취업 비자를 받을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홍콩국가보안법 시행 후 2년간 노동 인력 14만 명이 홍콩을 떠나자 홍콩 정부가 인재 유치를 위해 신설한 비자다.

베이징대 졸업생으로 해당 비자를 취득했다는 한 중국인 여성은 샤오훙수에 홍콩에 있는 동안 아기를 낳을 계획이라고 적었다.

중국 국영 기업에서 일한다는 그는 "원래 선전에서 출산할 계획이었는데 최근 홍콩 고급 인재 비자를 받아 홍콩에서 아기를 낳을 수 있게 됐다"며 "홍콩 시민으로서 현지 명문 대학 입학의 엄청난 혜택을 고려해 홍콩에서 출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인들이 홍콩 원정 출산을 원하는 이유는 홍콩에서 출산하면 자녀가 홍콩 영주권을 갖게 돼 본토보다 우수한 교육을 받을 수 있고 대학 입학과 병원 진료 등에서 혜택이 크기 때문이다.

홍콩 법원이 2001년 홍콩에서 태어나는 신생아에게 거주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결정한 이후 중국 본토 여성의 원정출산 붐이 일었다. 

2012년까지 20만 명이 원정출산으로 태어났지만, 2013년부터 홍콩 거주권이 없는 중국 본토 여성의 원정 출산을 금지했다.

이후 홍콩으로 원정출산 하러 오는 본토 여성은 크게 줄었으나 여전히 여러 편법이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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